
[마이데일리 = 수원 김희수 기자] 아직까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농담을 던질 수 있었다.
한국전력이 6일 수원종합운동장체육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3-2(30-28, 25-18, 23-25, 20-25, 15-12)로 꺾고 연승에 성공했다. 다만 뒷심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1-2세트에 깔끔한 경기력으로 OK저축은행을 밀어붙이다가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빠진 라인업에 역으로 압도당하며 승점 1점을 드랍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승장 권영민 감독은 “1-2세트는 우리가 준비한 대로 선수들이 잘 움직여줬다. 3세트부터 상대 외국인 선수가 빠졌는데 우리가 앞서 나가다가도 범실을 저지르면서 자멸했다. 약간의 방심도 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 5세트를 잘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래도 승리해서 나름 만족한다”는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권 감독은 인터뷰실로 들어오면서도 기록지를 살펴보고 있었다. 혼란스러웠던 경기의 양상을 돌아보기 위함이었을까. 권 감독은 “기록지 상으로도 1-2세트는 공격-서브-리시브가 다 좋았다. 그러다가 3-4세트에 서브 범실이 늘어나고 상대 리시브도 안정화되면서 우리의 블로킹이 어려워졌다. 특히 차지환이 워낙 잘해줘서 힘든 경기를 했다”고 기록으로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하승우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잘 풀리는 상황에서는 완벽하게 상대를 요리했지만 흔들릴 때는 어떤 선수와도 제대로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권 감독은 하승우의 이름을 듣자 미소를 짓더니 “군대로 다시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먼저 꺼냈다. 이후 권 감독은 “공백기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체력적으로도 점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그래도 주전 세터인 하승우가 코트에서 계속 버텨주는 게 우리에겐 도움이 됐다. 경기도 어쨌든 승리도 끝났으니 자신감을 찾았으면 좋겠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며 하승우를 믿고 격려했다.
한편 패장 신영철 감독은 “디미타르 디미트로프(등록명 디미트로프)와 트렌트 오데이(등록명 오데이)를 뺀 이유는 실력이 없어서다. 디미트로프는 오늘 축축 늘어지는 경기를 했다. 또 이미 남은 국내 선수들끼리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하고 있었기에 그 신뢰를 깨고 싶지 않았다. 디미트로프를 다시 넣으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 그럼에도 두 선수가 빠지고 나서 남은 선수들이 열심히 잘해줬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외국인 선수들을 뺀 이유와 이후의 경기력에 대해 직설적으로 설명했다.

지난 경기의 강선규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는 마유민이 교체로 데뷔전을 치렀다. 3점을 올리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신 감독은 “대학에서는 공격 스윙이 제법 괜찮더라.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 정도의 출전 시간은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첫 경기인데 잘해줬다”고 마유민을 칭찬했다.
끝으로 신 감독은 차지환에 대해 “잘해줬다. 그런데 경기 막바지에는 옛날 습관들이 나오고 말았다. 옛날 습관은 무조건 다 버려야 한다. 새로운 배구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것만 해낼 수 있다면 지금보다도 더 잘할 선수”라는 평가를 남기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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