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단지에 새 생명" 현대건설, 이주 없는 리뉴얼 모델 발표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이제는 이사 없이 새 아파트에 사는 기분을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현대건설(000720)이 선보인 신사업 '더 뉴 하우스(THE NEW HOUSE)'는 노후 아파트를 철거하지 않고도 단지 전체를 신축 수준으로 재구성하는 혁신적인 주거 개선 모델이다.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주거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이자,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한계를 동시에 뛰어넘는 새로운 해법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건설은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디에이치 갤러리에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업계 최초의 '이주 없는 주거정비 사업'인 더 뉴 하우스를 공개했다. 

'입주민 이주 없이(No Move)', '간소한 절차(Easy Process)', '2년 내 완공(Within Two Years)'이라는 핵심 가치에서 이름을 딴 이 사업은, 단지의 외관과 조경, 공용시설, 커뮤니티 공간 등을 단계적으로 새롭게 단장해 신축 수준의 품질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먼저 이인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아파트는 수십 년을 바라보고 짓지만, 생활 패턴은 그보다 훨씬 빠르게 변한다"며 "리모델링은 비용과 공사 기간, 이주 문제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이주 없는 대안 모델을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이형덕 리뉴얼신사업팀장은 "더 뉴 하우스의 출발점은 ‘살면서도 새집처럼 바꿀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이었다"며 "이 모델을 통해 사회적 안정, 경제적 효율, 환경적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함께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민이 익숙한 생활권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고, 이사비나 금융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철거가 없기 때문에 폐기물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사업 절차도 단순화됐다. 기존 건물의 구조체를 유지하기 때문에 재건축처럼 복잡한 인허가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용적률 범위 내에서 진행할 경우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방식으로, 용적률을 초과하면 '주택법'에 따른 조합 방식으로 추진된다.

공사비는 세대당 수천만 원에서 1억원 미만으로 예상되며, 현대건설은 금융사와 협력해 월 납부형 '금융 구독 프로그램'을 도입해 입주민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사업 대상은 구조체가 양호한 2000년대 이후 준공 단지로, 외관과 조경, 커뮤니티 시설이 부족하거나 주차난이 심한 아파트, 또는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운 단지를 중심으로 한다.


첫 번째 시범 사업지는 서울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다. 현대건설은 연내 설계와 공사비 제안, 금융 프로그램 마련을 마친 뒤 주민 동의 절차를 거쳐 착수할 예정이다. 목표는 착공 후 2년 안에 완공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수원 신명동보아파트 등 리모델링 추진이 지연된 단지를 중심으로 '더 뉴 하우스' 방식 전환이 논의 중이다.

이형덕 팀장은 "공사 중에도 입주민의 안전과 생활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거주 구역과 공사 구역을 철저히 분리하고, 커뮤니티·조경 등 공용부 중심의 단계별 시공 방식을 적용해 안전한 공사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 주차 시스템이나 모듈러 공법 등 신기술을 활용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주차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대건설은 향후 자율주행차 도입 시대를 대비해 주차장 효율을 30% 이상 높이는 '지능형 주차 로봇' 시스템도 도입할 방침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이주비나 중간 금융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실질 부담이 낮으며, 일부는 장기수선충당금 항목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타 브랜드 아파트라 하더라도 현대건설의 기준을 충족하면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리뉴얼할 수 있다. 단,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DH)’는 엄격한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만 적용 가능하다.

이번 신사업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 시장 변화를 내다본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10년 후 재건축·리모델링 시장이 일정 부분 포화될 것으로 보고, 그 이후의 대안으로 '더 뉴 하우스'를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더 뉴 하우스는 노후 공동주택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단지의 브랜드 가치와 입주민의 삶의 질을 함께 끌어올리는 프로젝트"라며 "미래형 주거 혁신을 통해 주택사업의 리딩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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