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외자산 1조달러 시대, 국내 투자시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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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나라의 대외자산 규모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증가세가 자본의 해외 유출로 이어져 국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순대외자산(NFA)은 지난 6월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5% 수준이다. 

대외자산은 한 국가의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으로 대외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 2014년 3분기부터 플러스(+)로 전환된 후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가 외국에 빚진 상태였던 '대외채무국'을 벗어나 투자하는 '대외채권국'이 됐다는 이야기다. 

보고서는 대외자산이 증가한 배경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꼽았다.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지면서 벌어들인 외화가 많아졌고, 결국 해외투자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산가치 변동(Valuation)'은 과거 외국인의 한국 투자 비중이 높았던 시기에 대외자산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해외 투자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그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국내자산 수익률 저하와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투자가 대외자산의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봤다.

이희은 한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우리나라의 대외자산 비율은 일본, 노르웨이 등 전통적 순대외채권국보다는 낮지만 대표적 순대외채무국인 미국 등과 비교해 높은 편"이라며 "최근 한국 대외자산 비율이 균형 수준을 넘어 빠르게 높아진 것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국내 자산 수익률 저하, 연기금 등의 대규모 해외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외자산 증가는 건전성 강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자본의 해외 유출에 따른 국내 자본시장 투자 기반 약화 △환율 약세 압력 지속 △글로벌 리스크 노출 확대 △무역 불균형에 따른 통상 압력 등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이 과장은 "국내 주식시장 투자여건 개선과 연기금의 국내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과도한 해외투자 치우침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등을 추진해 밸류에이션 지표를 높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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