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 돈 주고 커쇼 유니폼 사겠다고.”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언론들을 통해 공식 은퇴를 선언한 클레이튼 커쇼(37, LA 다저스). 커쇼는 2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서 일단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갖는다고 전격 선언했다. 대신 포스트시즌 출전 가능성은 남겨뒀다.

커쇼는 현대야구에서 ‘마지막 낭만’과도 같은 존재였다.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의 유혹을 끝내 뿌리치고 다저스 프랜차이즈로 18년간 뛰고 물러난다. 2020년부터 은퇴설이 있었으나 아프고 다쳐도 또 다저스로 돌아왔고, 다저스만을 위해 몸을 바친 레전드다.
커쇼는 메이저리그 통산 452경기서 222승96패 평균자책점 2.54 3039탈삼진 피안타율 0.211, WHIP 1.02를 기록했다. 2010~2013년, 2015년에 200이닝 넘게 투구했고, 170이닝 이상 투구도 9시즌이었다. 비록 2020년부터 각종 잔부상 여파로 팀 공헌도가 뚝 떨어졌지만, 그래도 아프지 않고 건강할 땐 변함없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2023시즌 후 어깨 수술을 받고도 2024시즌 중반에 돌아왔고, 2024시즌을 마치고 무릎과 발가락 수술을 받고도 올 시즌 20경기서 10승2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맹활약한다. 지금 커쇼의 기량이 리그 최정상급이라고 볼 순 없지만, 나이와 그동안의 누적 피로도, 부상경력을 감안하면 놀라운 건 사실이다.
이렇게 잘 나가는데 갑자기 은퇴를 선언했다고 놀라워할 수 있지만, 이날 디 어슬래틱에 따르면 커쇼는 이미 2020년부터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2023년엔 고향팀 텍사스의 오퍼를 받아들일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커쇼의 은퇴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메이저리거가 슬퍼할 뿐 아니라 존경의 뜻을 드러냈다. 디 어슬래틱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은 커쇼를 "역대 최고의 왼손 투수"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출신의 라이벌 매디슨 범가너는 "그는 저 자신도 지금까지 경기에 출전한 최고의 투수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출신의 폴 골드슈미트(뉴욕 양키스)는 다저스를 자주 괴롭혔던 강타자다. 그는 커쇼를 두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투수에 대해 그렇게 말하기는 싫은데, 농담 삼아 내 돈을 써서 그의 유니폼을 사겠다고 했다"라고 했다. 그만큼 커쇼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뜻이다.

다른 구단 선수들이 이 정도인데, 다저스 선수들의 마음이야 오죽할까. 현재 다저스 멤버들 중에서 커쇼의 최전성기를 함께 했던 선수는 거의 없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지도자들, 프런트들은 커쇼의 옛날 모습을 잘 안다. 그들에게도 커쇼의 은퇴선언을 접하는 건 썩 유쾌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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