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7초의 질주" 볼보 EX30 CC만의 '안전한 모험'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볼보자동차가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 이하 CC)의 헤리티지를 전기차로 옮겨왔다. 새롭게 등장한 EX30 CC는 그저 EX30의 파생모델이 아니다. '언제든 모험을 시작할 수 있는 이동의 자유(Freedom to move)'라는 슬로건 아래, SUV의 전통과 전동화의 미래를 결합한 볼보 최초의 순수 전기 CC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국내 판매가격(5516만원)이다. 무려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3500만원 이상 저렴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물론 EX30 CC의 진짜 매력은 가격표가 아니라 '볼보다움'을 전기 SUV로 어떻게 풀어냈느냐에 있다.

◆모험의 상징+스칸디나비아 리빙룸

첫인상은 확실히 '모험가'다. 동시에 멀리서도 한눈에 기존 EX30과는 결이 다르다. 기존 EX30보다 지상고를 19㎜ 높이고, 블랙 쉴드 디자인을 전면과 후면에 적용해 강인함을 드러냈다. 특히 전면 쉴드에 새겨진 스웨덴 케브네카이세 산맥의 좌표는 볼보식 감성의 정점이다. 좌표는 작은 장식이 아니라 모험의 증표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19인치 전용 휠은 매트블랙과 그래파이트 컬러의 조화로 견고한 분위기를 냈다. 네 가지 외장 컬러(베이퍼 그레이·클라우드 블루·크리스탈 화이트·오닉스 블랙) 역시 북유럽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도심과 오프로드를 넘나드는 정체성을 잘 담아낸다.

실내는 '파인(Pine) 룸' 테마가 적용됐다. 재활용 폴리에스터, 울 블렌드, 바이오소재 노르디코 등 친환경 소재가 곳곳에 쓰였고, 차콜 톤 마감이 아늑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북유럽 자연을 형상화한 다섯 가지 테마로, 야간주행 시 감각적인 무드를 선사한다.


5인승 SUV로 설계된 공간은 모든 탑승자를 위한 스마트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넓은 도어 포켓과 운전석 및 조수석을 위한 혁신적인 다용도 수납 솔루션이 포함된다. PM2.5 필터가 포함된 2존 공조 시스템으로 실내 쾌적함까지 챙겼다. 여기에 대시보드 위에 길게 뻗은 1040W 하만카돈 사운드바는 단일 유닛으로 통합돼 공간감을 살리고, 음악 감상 경험을 한층 끌어올린다.

◆브랜드 역사상 가장 빠른 CC

EX30 CC는 50:50 무게 배분과 함께 66㎾h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트윈 모터,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결합해 최대 428마력의 모터출려과 55.4㎏·m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29㎞(복합, 산자부 기준). 최대 153㎾ 급속충전 시 10→80% 충전이 약 28분이면 끝난다.


주행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차체가 앞으로 매끄럽게 미끄러진다. 소리 없는 가속감은 잠시 후 묵직한 전기모터의 힘으로 바뀌며 등받이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계기판의 숫자가 가볍게 치솟는 순간, EX30 CC가 단순한 전기 SUV가 아니라는 걸 실감한다. 0→100㎞/h까지 3.7초. 카탈로그 속의 수치가 아니라 실제로 뒷목을 눌러오는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볼보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모델이라는 수식이 과장이 아니다.

폭발적인 성능에도 불구하고 차체가 결코 가볍게 흔들리지 않는다. CC 전용으로 세팅된 서스펜션은 노면의 굴곡을 차분히 받아내면서도, 고속 코너링에서는 단단히 버티며 자신감을 준다. 특히 사륜구동 시스템이 네 바퀴에 균형 잡힌 힘을 실어주니,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어떤 주행상황에서도 불안감보다는 묘한 안도감이 찾아온다.


도심에서는 원페달 드라이브가 빛을 발한다. 페달을 놓는 순간 차량은 매끄럽게 감속하며, 마치 운전자의 의도를 미리 읽어내는 듯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브레이크 페달을 따로 밟지 않아도 속도가 자연스럽게 조절되면서 차가 노면을 단단히 움켜쥔다.

그리고 고속도로. 100㎞/h를 넘긴 이후에도 가속은 거침이 없다. 풍절음은 억제돼 있고, 차체는 레일 위를 달리는 듯 안정적이다. 순간적으로 추월 가속을 시도했을 때 '이 정도면 스포츠카 못지않다'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이외에도 안전은 역시 볼보다. 5개의 레이더, 5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가 운전자와 탑승자를 지켜낸다. 또 △파일럿 어시스트 △사각지대 경보 및 조향 어시스트 △후방 교차 경고 △차세대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까지, EX30 CC에는 플래그십 수준의 기술이 모두 담겨 있다.

여기에 퀄컴 스냅드래곤 기반의 인포테인먼트는 T맵, 누구오토,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까지 품어내며 일상과 레저의 경계를 허문다. 단순히 이동수단이 아닌, 하나의 디지털 캡슐 같은 존재다.

*마무리하며

EX30 CC는 단순히 전기차시장에 새 모델을 더한 것이 아니다. 1997년 시작된 볼보의 CC DNA를 전기 SUV로 이어가며, 모험과 자유를 전동화 시대에도 실현하겠다는 선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5000만 원대 전기 AWD SUV라는 가격경쟁력, 볼보 특유의 안전기술 그리고 모험을 위한 감성까지 모두 잡은 매혹적인 선택지다.

결국 EX30 CC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효율적인 전기 SUV를 넘어, 나를 밖으로 이끌어내는 동반자.' 전기차 시대에도 볼보는 여전히 안전하고 모험적인 브랜드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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