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극심한 폭염과 갑작스러운 집중호우, 가뭄과 산불 등의 이상기후는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기후 위기는 이미 우리의 일상을 흔들고 있다. 이에 교육 현장에서는 인간과 지구의 연결성을 자각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모색하는 생태전환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학부모지원센터는 기후 위기 시대에 필요한 생태전환교육을 주제로 9월 맞춤형 배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첫 강의에서는 이재영 공주대 교수가 기후 재난 시대의 새로운 인류상을 행성 의식을 가진 지구인으로 제시하며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교육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19일에는 윤상혁 영림중학교 교장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해온 다양한 실천 사례를 공유하며 생태전환교육의 구체적 모습을 보여줬다.
'생태와 평화, 공존을 위한 생태전환교육'을 주제로 진행된 이재영 교수의 강의는 전 세계에서 발생한 대규모 기후 재난 사례로 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캠프파이어, 파키스탄 대홍수, 리비아 댐 붕괴 등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비극이었는데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이주민들은 교통수단과 대피 정보, 보험 등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더 큰 피해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나는 지구인이다. 따라서 지구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나의 일이다"라는 생태전환교육의 모토를 통해 이제는 개인주의와 국가주의를 넘어선 전 지구적 연대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인류상을 '지구생태시민'으로 정의하고 지구생태시민이 갖춰야 할 의식으로 △지구의 유일성과 한계 인식하기 △깊은 연결 의식 갖기 △인간·생명·사물 사이의 새로운 관계 맺음 △녹색교육 파트너십 등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실제 학교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생태전환교육의 모습은 어떨까. 19일 '기후 위기 시대, 학교에서의 실천사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윤상혁 영림중 교장은 "기후 위기 대응이 교과서 속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학생들의 일상 속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학교가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이 기후 위기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태전환교육은 청소년들이 주도한 전 세계적인 기후 파업의 열매"라며 "아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결과, 학교 현장에서도 교육적 전환이 실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림중은 중장기 학교 교육계획에 '교육의 생태적 전환'을 핵심 과제로 포함시켜 교과 수업과 비교과 활동, 학교 운영 전반에서 이를 구체화하고 있었다. 윤 교장은 "기후 행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학교의 일상 속에서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양식"이라고 설명하며 기후 헌법소원 특별수업, 탄소제로 실천 학교, 폐의류를 활용해 벤치를 만든 '에코 체인지 프로젝트', 자유학기제 '꼬마 농부', 논당구반 '벼농사', 영림중 사회적협동조합, 태양과 물과 바람의 학교 등 영림중에서 실천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소개했다.
끝으로 윤 교장은 "생태전환교육은 환경교육이나 지속가능 발전 교육이라는 교과 과정을 넘어 교육 시스템 전반의 생태적 전환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제는 기후 세대, 녹색 계급, 생태 시민의 탄생을 위한 교육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결국 학생들이 생태적 삶을 상상하고 발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생태전환교육의 목적"이라고 강조하며 강의를 맺었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이다. 따라서 교육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위기에 대응하고 극복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생태전환교육은 학생들을 '행성 의식을 지닌 지구인'으로 길러내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근본적인 열쇠가 될 것이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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