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힘싣기 나선 이재명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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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누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나.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고. 이걸 빨리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이 생겨날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4월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 간담회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만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통한 주가지수 5,000시대를 공언했다.

이 대통령의 주식시장 활성화 구상은 어느 정도 힘을 받고 있다. 취임 이후 코스피는 3,000선을 돌파했고, 이날은 3,460선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의 호황은 대외적 환경과 동시에 이 대통령이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 의지를 내비친 것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후보 때 주식시장 정상화를 통해 정권 교체만 해도 주가지수가 3,000을 넘길 것이란 말씀을 드렸던 거 같은데 실제로 그렇게 돼 다행스럽다”고 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예측 가능한 시장’을 강조하며 여러 차례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을 언급했다. 불공정 거래에 대한 엄벌 의사를 보였고,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로 인한 논란에 대해 “주식시장이 만약 그거 때문에 실제 장해를 받는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 것도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여당도 이러한 정부의 의지에 보조를 맞췄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확대하는 1차 상법 개정안과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분리 선출 감사위원 확대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상법 개정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의사결정의 합리성은) 몇 가지 조치만 추가하면 그런 구조적인 불합리를 개선하는 것은 다 끝날 것 같기는 하다”며 추가 상법 개정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 ETF 수익률 공개한 이재명 대통령

‘코스피 5,000’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주식시장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는 데는 “성장의 결실을 국민 모두가 함께 나누는 ‘모두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녹아있다. 자본시장을 정상화해 국민의 실질적인 수익을 증대하겠다는 일차적 목표에 더해 부동산 투자 중심의 경제 구조를 손보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돈이 고여있는 상황에선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일어날 수 없다는 판단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새로운 정부의 기본적 방향은 부동산에서 첨단 산업 분야 또는 일상적인 경제활동 분야로 자금을 옮기는, 소위 ‘금융의 대전환’을 해야 하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금융을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는 것 중에 가장 핵심이 주식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우리나라에 돈은 많이 생겼는데 그 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느냐. 주로 지금까지는 부동산 투자, 투기 여기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며 “이게 국가 경제를 매우 불안정하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금융 정책에서도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게 생산적 영역으로 물꼬를 틀 수 있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데 당장은 성과가 나지 않겠지만 방향은 명확하다”며 “자본시장 정상화에 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투자했던 ETF(상장지수펀드)가 26.4% 수익을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선이 되면 임기 동안 총 1억원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겠다면서 4,000만원 상당의 ETF를 직접 매입하고 매월 100만원씩 5년간 투자할 것을 약속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코스피200, 코스닥150 ETF에 각각 2,000만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했으며, 코스피200 ETF에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400만원의 적립식 투자를 통해 총 4,400만원을 투자했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코스피 지수는 25%, 코스닥 지수는 14% 상승했다”며 “이사의 충실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고, 주식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엄벌하도록 하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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