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차 후배 일깨운 박상하...프로 2년차 이준영 “이제 서로 이겨보겠다고 싸워요”[MD더발리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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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미들블로커 이준영./사천=이보미 기자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사천 이보미 기자] KB손해보험의 프로 2년차 미들블로커 이준영이 두 번째 V-리그를 준비 중이다. 프로팀에서 온전히 비시즌을 보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체계적인 관리 하에 몸 만들기부터 시작했고, 든든한 선배 박상하 조언을 들으며 멘털까지 단단히 다졌다.

2003년생 이준영은 194cm 미들블로커로 2024년 V-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KB손해보험 지명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31경기 102세트 출전, 39점을 기록했다. 주로 ‘원 포인트 서버’로 기용돼 코트를 밟은 이준영. 새 시즌부터는 미들블로커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13일 여수에서 개막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서도 이준영의 책임감이 크다. 현재 KB손해보험은 세터 황택의,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과 임성진, 미들블로커 차영석까지 4명이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자리를 비웠다. 필리핀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출격할 예정이다. 컵대회에서 가용할 수 있는 미들블로커 자원은 박상하, 우상조, 이준영, 장하랑이다.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컵대회 결장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아포짓 박예찬과 한국민이 그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의 사천 연수원에서 만난 이준영은 “체계적인 관리 속에서 몸을 열심히 만들었다. 단계를 밟으면서 시즌을 준비했다. 형들이 비시즌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를 했는데 이를 실감한다. 지난 시즌까지 무릎 통증을 안고 있었다. 지금 훈련량도 작년보다 더 많아졌음에도 훈련 때 방해되는 통증이 아예 없다”며 힘줘 말했다.

가장 의지하는 선배는 역시 박상하다. 1986년생 박상하와는 17살 차이다. 그럼에도 이준영은 “일단 감독님이 피드백을 세세하게 그리고 많이 해주신다. 그리고 스스로 답답할 때는 하현용 코치님, 상하 형, 상조 형한테 많이 물어본다. 특히 상하 형은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준다. 돈 내고도 못 받을 교육이다”고 밝혔다.

KB손해보험 미들블로커 박상하./KOVO

이준영은 “상하 형이 일깨워주신 게 있다. 지난 시즌에 난 형들이 있으니 지쳤을 때 보조배터리 역할만 해도 성공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상하 형이 그렇게 생각하면 거기서 멈춘다면서 항상 이기려고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해줬다. 운동을 할 때도 형들한테 지는 게 당연한 게 아니라 열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몰랐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무슨 얘기인지 알게 됐다. 내 롤 모델이지만 이제는 서로 이겨보겠다고 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멘털을 강화한 이준영은 새 시즌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1년 차 때는 들어가서 파이팅만 하자는 마음이었다. 이제는 팀 전력 상승의 요인이 되려고 한다. 그 생각을 갖고 운동을 했다”며 포부를 밝혔다.

직전 시즌 KB손해보험은 리그 후반기부터 반등에 성공하며 정규리그 2위까지 올랐지만, 대한항공과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 혈투 끝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준영에게도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이었다. 그는 “배구를 하면서 지금까지 졌던 경기 중 가장 분했다. 난 중학교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다. 주전으로 뛰면서 지면 내가 부족해서 졌다고 할 수 있지만, 밖에서 팀이 지고 있는 걸 보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니 더 분했던 것 같다”며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지난 시즌 우리 팀이 여러 서사를 겪으면서 하나로 뭉쳤던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시즌을 잘 보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나니 팀 최다 연승까지 한 시즌 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래서 허무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 2년차 이준영이 새로운 다짐을 전했다./KOVO

이준영은 친누나인 흥국생명 이다현을 보고도 멘털을 다잡는다. 그는 “누나가 이번에 이적을 놓고도 가족들과 상의를 많이 했다. 난 이적이든, 잔류든 나중에 후회할 선택만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난 누나랑 반대 성향을 갖고 있다. 누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의 마인드였다.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누나가 그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본받을 점이다. 나도 그렇게 따라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누나가 이적 후 중요한 시기인 만큼 지금 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전지훈련 간 것도 구단 SNS를 보고 알았다. 눈치 없게 선물 사오라는 말도 못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끝으로 “올해는 미들블로커로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준영의 다짐이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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