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휴가를 내서라도 배우고 싶었다" 오사카 게이코 리코 총괄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사무기기 기업으로 잘 알려진 일본 리코(Ricoh)는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솔루션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신도리코'의 모기업으로 익숙하다. 리코는 신도리코에 기술력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복합기·프린터 등 핵심 제품을 함께 개발·공급하는 관계에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워케이션'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오사카 게이코(Osaka Keiko)리코 디지털전략부 총괄이다. 그는 이번 한일 워케이션 팸투어에 참가하며 한국과 일본의 워케이션 환경,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협력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나눴다.

오사카 이사는 "일본에서는 한 달에 열흘까지 워케이션이 허용되지만, 해외 워케이션은 사내 규정상 아직 허용되지 않는다"며 "그래도 이번 기회는 꼭 배우고 싶어, 휴가를 내서라도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리코 내 워케이션 동아리의 일원으로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키워드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근무 방식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며 워케이션이 그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리코는 복합기·프린터 중심의 사무기기 회사였다. 이제 리코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일본 내에서는 이러한 변화는 결코 쉽지 않다. 일본 사회 전반에는 '근무 시간 = 성실함'이라는 고정관념이 팽배하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재택·원격 근무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문화는 워케이션과 같은 유연 근무 방식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심리적 저항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사카 이사는 "일본 기업들은 디지털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며 "워케이션과 같은 유연한 근무 방식을 적극 홍보함해 자연스럽게 디지털 솔루션 도입을 유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코의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와 원격 협업 툴이 워케이션 환경에서 업무 효율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이러한 솔루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다"라며 "일본 기업문화 자체의 혁신을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을 처음 찾은 오사카 이사는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 구성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은 사무실 공간이 굉장히 협소한데, 한국은 한 사람당 사용하는 공간이 넓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바다 풍경도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에는 여유를 갖고 부산의 포장마차 문화를 꼭 체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일 간의 워케이션 협력에 대해서는 자사의 제도적 기반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사카 총괄은 "현재 리코는 해외 워케이션을 공식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제도 정비 없이는 본격적인 협력 프로젝트도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 지역 기반의 IT 인프라 구축, ESG 연계 사업, 콘텐츠 크리에이터 협업 등에서 협력 가능성이 크다며 긍정적인 기대를 나타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일본 기업 문화와 한국 기업 문화의 차이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오사카 이사는 "일본은 연차가 쌓이면 자동으로 직급이 오르는 구조인데, 한국은 선임 승진처럼 보다 명확한 보상제도가 존재하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며 "한일 양국이 서로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보완한다면, 워케이션은 단순한 근무 방식 변화 그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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