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루의 딜레마.
김하성(30,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애틀랜타 이적 후 처음으로 도루를 시도했다. 결과는 아웃.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김하성의 도루는 보는 사람부터 조마조마하게 한다.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최근 수 차례 몸이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에 삼진 두 차례를 당했다. 그리고 도루는 1-2로 뒤진 4회말에 시도했다.
김하성은 선두타자로 등장해 제임스 타이욘의 싱커가 높게 들어오자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이후 오지 알비스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하위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 그러나 4회에 1점 차라서 사실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었다.
김하성은 지난해 9월 1루에 귀루하는 과정에서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오른 어깨 관절와순을 다쳐서 수술을 받았다. 올해도 탬파베이 레이스 데뷔전서 3루 더블스틸을 지시받고 다시 상체부터 3루에 엎어지다 종아리 경련을 일으켰다. 급기야 2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도루를 하다 허리를 다쳐 부상자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이 여파로 8월 말에 한번 더 허리부상으로 부상자명단 신세를 졌다.
9월 초에 빠르게 돌아오긴 했다. 결과적으로 애틀랜타 이적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약 1년간의 행보를 볼 때 김하성에게 도루는 득보다 실이 훨씬 많았다. 도루를 시도해 직접적으로 팀 득점력이 올라가지도 않았고, 김하성의 도루로 팀이 결정적 점수를 얻어 승리로 이어진 사례도 없다.
결정적으로 잦은 도루로 잔부상이 늘어나 철강왕 이미지가 박살이 났다. 더 이상 내구성은 김하성의 장점이 아니다. 김하성에게 어깨, 허리 부상 전적은 부담스러운 요소가 됐다. 시즌 후 1600만달러 옵션을 취할지, FA 시장에 나갈지 결정하지 않은 상황서 도루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애틀랜타는 탬파베이만큼 적극적으로 뛰는 팀이 아니다. 그래서 김하성이 적극적으로 뛰어 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면,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상황과 시점이 적절하지 않다. 김하성이 지금 도루 1~2개를 더 한다고 해서 팀이나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게 없다.

김하성의 스타일 자체가 허슬이다. 앞으로 몸을 던지는 플레이, 상체부터 엎어지는 슬라이딩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김하성도 이제 서른 줄에 접어들었다. 어떤 게 현명한지 생각할 시기가 됐다. 일단 올 시즌 잔여경기서는 도루를 정말 중요한 순간이 아니면 자제하면 좋겠다. 이 상황서 도루를 시도하는 건 고집이자 판단 오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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