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볼보가 신형 ‘EX30 크로스컨트리(CC)’를 앞세워 국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공략에 나선다. 맞춤형 가격 전략을 토대로 다른 국가보다 최대 3500만원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사회 초년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9일 EX30CC를 직접 시승해봤다. 서울 광화문에서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까지 약 50km 구간을 달렸다.
EX30CC는 ‘스웨덴 감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전 모델 전면부에 위치했던 그릴을 없애고 스웨덴 북부 지방 케브네카이세 산맥의 지형도를 형상화한 패턴을 새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시그니처 ‘토르의 망치’는 헤드라이트에 적용했다. 이는 19인치 5-스포크 매트 그라파이트·블랙 에어로 휠과 매트 블랙의 휠 아치와 어우려지며 강인한 인상을 완성한다.
실내에 들어서니 넉넉한 헤드룸이 반겼다. 기존 모델 대비 19㎜를 높여 안정적인 공간을 확보했다는 볼보의 설명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다만 넉넉한 헤드룸과는 달리 2열 공간은 생각처럼 여유롭지 않았다. 직접 좌석에 앉아보니, 160㎝ 성인 기준 레그룸 공간이 겨우 주먹 하나 들어갈 정도에 그쳤다. 소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코노미석에 앉은 듯한 답답한 느낌을 떨쳐내기 어려웠다. 장신의 경우 2열 좌석에 앉아 장거리를 동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납 공간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글러브 박스(조수석 수납함)가 조수석에서 중앙으로 옮겨가면서 공간 활용성이 소폭 줄었다. 또한 위치를 바꾸는 과정에서 글러브 박스를 여는 방식이 중앙 디스플레이 제어형으로 변경됐는데, 잠금 장치를 당겨 열던 방식과 비교하면 간편성이 떨어진다.
글러브 박스 여닫는 문제를 제외하면 중앙 디스플레이 중심의 실내 구성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전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표시되는 주행 속력·거리, 배터리 상태까지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워낙 기능이 다양한 탓에 처음 차량에 탑승하고 몇 분간 기능 확인에 시간을 보냈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다만 창문 조작 기능은 시승이 끝날 때까지 어색한 부분이었다. 통상 창문 조작 버튼은 운전석 도어(팔걸이 부분) 안쪽 패널에 위치하지만, EX30CC의 경우 센터 콘솔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뒷좌석 창문을 여닫을 때는 리어(REAR) 버튼을 따로 눌러야 한다는 점이 어색감을 키웠다.
‘부드러움’을 가득 머금은 주행 성능은 발군이다. 사륜 구동(AWD) 기반의 트윈 모터 퍼포먼스 단일 파워트레인을 토대로 한 빠른 가속과 가벼운 조향이 운전 욕구를 상승시켰다. 속도를 내면 낼 수록 경쾌감이 커졌다.
EX30CC는 최대 428마력(315kW)의 모터 출력과 55.4kg.m의 최대 토크로 단 3.7초만에 시속 0km에서 100km까지 도달할 수 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기준 329km며, 최대 153kW의 급속(DC) 충전을 통해 10~80%까지 약 28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전비 효율성도 뛰어나다. 성능 테스트를 위해 시승 내내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음에도 배터리 사용량은 11%에 불과했다. 시승 전 배터리 잔량은 79%였고, 주행 후에는 68%였다.


정숙성 역시 만족스러웠다. 풍절음 등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9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1040W급의 하만카돈 하이엔트 사운드 시스템을 통한 플래그십 수준의 사운드 경험 또한 방음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다.
특히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 브랜드의 명성만큼이나 확실한 안전 시스템이 눈길을 끌었다. 후방 레이더를 통해 뒤에서 다가오는 자동차, 자전거, 보행자를 감지하고, 내부에서 누군가 문을 열 경우 시각·청각 신호로 경고해주는 ‘도어 개방 경고’ 기능이 활성화됐다.


EX30CC의 만족도를 높이는 기능은 더 있다. 빈 공간을 감지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및 스티어링을 조정해 편안한 주차를 지원하는 차세대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가 탑재됐다. 특히 스티어링 휠 상단에 장착된 IR 센서는 운전자가 졸거나 하품을 하면 곧바로 중앙 디스플레이에 휴식을 권고하는 메시지를 띄워 졸음운전을 예방한다.
무엇보다 EX30CC의 매력은 가격 경쟁력이다. 국내 판매가는 5516만원으로, 보조금 반영 시 실구매가는 5000만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이는 독일(9295만원), 스웨덴(8991만원) 등 유럽 판매가 대비 4000만원가량 낮은 수치이며, 이웃나라인 일본(약 6509만원)과는 거의 1000만원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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