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소비자보호 재차 강조…모범관행 제시

[프라임경제]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금융소비자보호처의 분리·독립에 반발하는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본원에서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19명과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금감원장이 취임 직후 금융소비자보호를 주제로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도 참석했다.  

이 원장은 "지난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일부 현장에서는 단기성과 중심의 불건전한 경영관행과 미흡한 내부통제 등이 여전하다"며 "이러한 고질적 문제로 인해 소비자중심의 실질적 운영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개선을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비자보호에 취약한 지배구조로 인해 성과보상체계(KPI)가 소비자 이익보다 단기 영업실적 중심으로 설계됐고, 이로 인해 일선 현장에서는 불완전판매 등 무리한 영업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는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영문화 특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게 금감원장의 시각이다. 

그는 금융회사가 지향해야 할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실질적인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소비자보호 담당 인원(CCO)과 소비자보호부서의 독립성·전문성 확보 △소비자보호 중심의 KPI 설계 등이다.

이 원장은 "이번 모범관행을 통해 소비자보호 중심의 조직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CEO와 이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한다"며 "회사의 업무체계·프로세스를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부족한 점이 없는지 원점에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민원·금융범죄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이 원장은 "금감원에 제기되는 민원·분쟁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민원 처리를 위해 금감원은 각종 대책을 마련해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지만, 감독당국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금융권에서도 다수 민원을 유발하는 상품 약관과 판매 관행 등을 점검해 개선해야 한다"며 "이상거래 탐지시스템 고도화와 보이스피싱 문진 강화 등 민생범죄 사전예방체계를 철저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