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태광그룹이 국내 생활·화장품 기업 애경산업의 경영권 인수를 본격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애경산업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 대상은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 등 계열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로, 주식매매계약(SPA)은 연내 체결될 예정이다. 제시 금액은 시가총액 4300억원을 웃도는 4000억원 후반대로 전해졌다. 매각 주관은 삼정KPMG가 맡았다.
애경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놨다. 유통과 석유화학 사업 부진으로 재무 부담이 커지자, 비주력 자산인 골프장 중부CC를 매각한 데 이어 그룹의 모태 기업인 애경산업까지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출발한 애경산업은 비누와 세제를 시작으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생활용품 브랜드 케라시스·2080과 화장품 브랜드 루나·에이지투웨니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791억원으로, 이 중 화장품 부문이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한다.
태광그룹은 섬유·화학 등 핵심 사업이 업황 침체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K-뷰티’로 유망해지고 있는 화장품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자사 화장품 브랜드 ‘미쟝센’과 애경산업의 ‘AK뷰티’ 포트폴리오를 결합해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 접점을 확대하고, 계열사 홈쇼핑과 연계한 라이브 커머스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 인수를 시작으로 신사업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7월 발표한 투자 로드맵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내년까지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 등 다양한 신사업 인수에 사용될 예정이며, 현재 이지스자산운용과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 인수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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