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숨어있고 싶었다" 김서현, 9월 첫 SV→한화 39년 새 역사…'ERA 15.88' 조심스레 밝힌 그날의 이야기 [MD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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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김서현./한화 이글스한화 이글스 김서현./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솔직히 숨어있고 싶었다"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구단의 역사를 새로 썼다. 김서현은 조심스럽게 8월, 힘들었던 시간을 언급했다.

김서현은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탈삼진 퍼펙트 세이브를 기록했다.

팀이 7-4로 앞선 8회 1사 1, 2루에 등판했다. 1사 이후 구자욱이 안타, 르윈 디아즈가 볼넷을 골랐다. 삼성 쪽으로 서서히 분위기가 넘어가려는 찰나. 김경문 감독은 조기에 김서현을 내보냈다. 김서현은 대타 전병우를 3루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9회에도 마운드를 지켰고, 헛스윙 삼진-유격수 땅볼-우익수 뜬공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재훈(좌)과 김서현(우)의 승리 세리머니./한화 이글스최재훈(좌)과 김서현(우)의 승리 세리머니./한화 이글스

커리어 첫 30세이브를 작성했다. 올해 3년 차가 된 김서현은 생애 처음으로 마무리 투수 보직을 받았다. 이날 전까지 29세이브를 작성했고, 아웃 카운트 5개를 챙기며 첫 30세이브 시즌을 만들었다.

이글스 역사 최초다. 2006년 구대성(37개), 2008년 브래드 토마스(31개), 2018년 정우람(35개)에 이어 네 번째 30세이브 시즌을 만들었다. 오른손 투수로 한정하면, 1986년 창단 후 최초, 39년 만에 새 역사다.

경기 종료 후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 옷을 잘 입어준 김서현이 오늘 30세이브를 달성했는데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선수를 칭찬했다.

김서현은 "솔직히 30세이브는 생각 못 했다. 10세이브까지는 머릿속에 그려봤는데 30세이브는 정말 생각지 못했다. 그래도 좋은 기록으로 팀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5년 8월 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김서현이 9회말 2사 2루서 구원등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30세이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서현은 7월까지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 '언터쳐블'로 군림했다. 그러나 8월 5일 KT 위즈전 ⅓이닝 2실점을 시작으로 크게 흔들렸다. 이날을 포함해 8경기 5⅔이닝서 10점을 헌납했다. 평균자책점으로 환산하면 15.88이다. 김서현은 전반기 40⅔이닝 동안 7점을 내줬다. 전반기 이상의 실점을 단 8경기에 몰아서 맞은 것.

김서현은 "20세이브 이후 팬 여러분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솔직히 숨어있고 싶고, 돌아다니는 것도 무서울 정도로 야구가 뜻대로 안 돼 힘들었다.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항상 옆에서 감독님과 코치님이 응원과 조언을 해 주신 덕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래서 멘탈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좋은 모습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한화 이글스

부진은 길지 않았다. 김서현은 8월 22일 SSG 랜더스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을 포함해 6일까지 7경기서 4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적어냈다. 7⅔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 냈다. 볼넷은 단 2개에 그쳤다.

김서현은 "팬 여러분들의 응원과 선배님들의 조언이 정말 항상 큰 힘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팬 여러분의 응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로 자리 잡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서현이 등판할 때마다 한화의 역사가 바뀐다. 이제 한화는 17경기를 남겨뒀다. 김서현의 남은 시즌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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