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4경기에서 모습은 분명 실망스러웠다. 다섯 경기째. 이제는 자신을 데려온 이유를 증명을 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을 갖는다. 롯데의 선발 투수는 빈스 벨라스케즈.
올 시즌 초반부터 줄곧 상위권을 지켜왔던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매우 유력해 보였다. 8월 일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롯데는 2위 LG 트윈스와 간격이 3경기에 불과했고, 4위 SSG와는 무려 5경기 차로 앞서고 있었다. 충분히 더 높은 곳을 노려볼 수 있었던 위치. 이에 롯데가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10승을 수확하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으나, 이닝 소화 능력에서 아쉬움이 큰 터커 데이비슨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8월 6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가 끝난 뒤 빈스 벨라스케즈를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경험은 물론 38승이나 수확한 투수였던 만큼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데이비슨의 저주였던 것일까. 데이비슨이 떠나게 된 후 롯데는 12연패의 빠지는 최악의 사태를 겪었다. 그래도 롯데는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연패를 끊어낸 이후에도 좀처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지난 3일 경기가 끝난 시점에서 롯데는 6위까지 밀려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영입한 벨라스케즈의 모습도 매우 실망스러웠다.
벨라스케즈는 데뷔전이었던 한화 이글스의 맞대결에서 3이닝 5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는데, 두 번째 등판이었던 LG 트윈스를 상대로도 5이닝 7피안타 3실점(3자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세 번째 등판에서 벨라스케즈는 롯데의 길고 길었던 연패를 끊어냈으나,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4실점(4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도 첫 승을 수확한 만큼 네 번째 등판에선 더 개선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벨라스케즈는 지난달 29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이닝 5실점(5자책)으로 또다시 박살이 났다.
이튿날 김태형 감독은 벨라스케즈에 대한 물음에 "공이 손에 안 긁힌다. 카운트 싸움에서 졌다. 투수가 유리한 카운트로 가야하는데, 다 빼앗겼다. 특히 슬라이더가 많이 빠졌다. 결정구로도 쓰고, 유인구도 쓰고 해야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던진 공이 픽하고 빠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 말이 필요 없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라스케즈의 거듭된 부진에 롯데 내부적으로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벨라스케즈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참고했던 영상에서 봤던 것과 실제 던지는 모습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김태형 감독은 "영상보다 팔 각도가 조금 더 낮은 것 같다. 팔이 얕더라도 빡! 들어가는 것과 빠지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팔 각도를 높이는 것이 쉽진 않지만, 벨라스케즈에게 주어진 숙제가 됐다.
그리고 이제 숙제를 확인해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벨라스케즈가 SSG를 상대로 다섯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이날 경기는 롯데와 벨라스케즈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등판이다. 롯데와 벨라스케즈 모두 더는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벨라스케즈가 롯데와 함께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고 있는 SSG와 맞대결에서도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올해 롯데가 내린 결단은 승부수가 아닌 자충수가 될 전망.
과연 벨라스케즈가 첫 승을 연패 탈출로 연결시켰던 것처럼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진 롯데를 구해낼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38승이라는 커리어를 실력으로 증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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