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10년, 환자 골든타임 바꿔놓아

마이데일리
4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열린 SMICU 사업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기념사진. /이호빈 기자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가 출범 10년을 맞았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시가 민간 구급차 중심의 이송 공백을 메우며 '이동형 중환자실' 모델을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4일 서울대학교병원은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 사업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성과를 돌아보며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이동형 중환자실'로 불리는 SMICU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가 탑승하고, 인공호흡기·고유량 산소호흡기·환자감시모니터·제세동기·목표체온유지장치·기계식 가슴압박장치·약물주입펌프·이동형 초음파·인큐베이터 등 고도화된 장비를 갖춘 특수구급차로 운영된다.

운영성과가 수치로 확인된다. 올해 7월까지 지난 10년간 SMICU가 이송한 환자는 총 8924명, 연평균 이송 증가율은 10.2%이다. SMICU를 이용한 환자의 병원 내 24시간 사망률은 43% 감소했고, 응급실 내 사망률은 73% 줄었다.

단순 이송을 넘어 생존율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린 공공 의료 안전망으로 기능하고 있다.

운영 체계는 권역별로 구축됐다. 서울대병원이 중앙·강남권, 서울시 보라매병원이 서남권, 서울의료원이 동북권을 맡아 24시간 대응한다. 2015년 보라매병원 시범사업을 거쳐 2016년 서울대병원이 정식 운영기관으로 선정됐고, 2017년 특수구급차 1대로 시작해 2022년부터는 4대로 확대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중환자 1117명을 안전하게 이송하며 감염병 대응의 중추 역할을 맡았다. 2021년 이태원 참사, 2024년 서울시청역 차량 돌진 사고 등 대형 재난 현장에서도 즉각 투입돼 현장 대응력을 입증했다. 고위험 산모·신생아·장기이식 대기자 등 고난도 환자 이송을 반복 수행하며 노하우도 축적했다.

김기홍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재난 현장은 제한된 자원 속에서 환자 분류와 초기 처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SMICU가 쌓아온 경험은 재난 대응에서 강력한 무기가 됐다"고 말했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SMICU가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4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열린 SMICU 사업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노영선 SMICU 센터장이 발표하는 모습. /이호빈 기자

향후 과제도 제시됐다. 서울대병원은 내년부터 병원 간 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환자 이송을 전담하는 전문팀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ECMO를 신속 적용하고 이송 중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서울대병원이 구상하는 ECMO 팀은 현장 또는 전원 직전에 삽관·체외순환을 시작해 이송 중에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델이다. 병원은 SMICU ECMO 닥터카를 올해 안에 제작할 계획이다.

노영선 SMICU 센터장(서울대학교 응급의학과)은 "급성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이송 과정에서 얼마나 신속히 전문 처치를 받느냐에 달려 있다"며 "ECMO 전문팀 운영은 골든타임 확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연계 체계 확대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소방·닥터헬기뿐만 아니라 해외 항공 이송까지 범위를 넓혀, 재외국민 환자까지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과 매뉴얼 표준화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서울형 중증환자 전문 이송 교육 과정을 운영해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전국적으로 적용 가능한 표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진용 과장은 "SMICU가 지난 10년간 구축해 온 경험과 노하우는 이미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수준"이라며 "이제는 한국형 표준모델로 확립해 전국 어디서나 중증환자가 안전하게 이송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노영선 센터장은 "SMICU의 앞으로 10년은 서울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국내 중증환자의 안전한 이송에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은 "서울 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는 지난 10년간 9000여명의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하며 서울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왔다"며 "이제 SMICU는 국내 응급의료체계의 중요한 모델로 자리매김했고, 앞으로도 서울대병원은 더 나은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격려사를 전했다.

4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열린 SMICU 사업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전경. /이호빈 기자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현장]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10년, 환자 골든타임 바꿔놓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