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한 경기 만에 잘릴 줄 알았는데…"
바이어 레버쿠젠은 지난 1일(한국시각) "구단은 즉시 효력을 발휘하는 조치로 에릭 텐 하흐 감독과 결별했다. 이는 구단 경영진의 권고에 따라 주주위원회, 즉 레버쿠젠 감독 기관이 결정한 것이다. 훈련 지휘는 당분간 코치진이 맡게 된다"고 발표했다.
텐 하흐 감독은 레버쿠젠에서 단 3경기 만을 지휘하고 잘렸다.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사비 알론소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후임으로 텐 하흐를 선택했는데,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않아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레버쿠젠은 텐 하흐 감독의 공식 데뷔전이었던 독일 DFB 포칼 1라운드 SG 조넨호프 그로스아스파흐와의 맞대결에서 4-0으로 승리했지만,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 두 경기에서 웃지 못했다. 1라운드 TSG 호펜하임과의 홈 경기서 1-2로 패배했다. 2라운드 베르더 브레멘 원정에서는 3-3으로 비겼다.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결국, 레버쿠젠 구단이 결단을 내렸다. 레버쿠젠의 스포츠 최고경영자(CEO) 지몬 롤페스는 "이번 결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누구도 이 조치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몇 주간의 상황은 이 구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공적인 팀을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며 "우리는 여전히 팀의 퀄리티를 굳게 믿고 있으며, 새로운 구성을 통해 발전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 대표 페르난도 카로는 "시즌 초반 이른 시점에서 결별은 고통스럽지만, 우리의 관점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설정한 시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차원에서, 그리고 선수단 전체에 걸쳐 최고의 조건이 필요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조건들을 다시 온전히 가동하고 활용하는 일이다"고 했다.
이에 텐 하흐 감독은 분노했다. 그는 에이전시 'SEG'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사령탑은 "오늘 아침 레버쿠젠 경영진이 저를 직무에서 배제하기로 한 결정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단 두 경기(리그 기준)만에 감독과 결별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고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레버쿠젠 선수단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텐 하흐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고 봤다.
그는 "올여름, 과거 성공을 함께했던 많은 핵심 선수가 팀을 떠났다. 새로운 팀을 하나로 묶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신뢰가 요구된다"며 "새로운 감독은 자신의 비전을 구현하고, 기준을 세우며, 스쿼드를 구성하고, 팀의 스타일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나는 확신과 에너지를 가지고 이 일을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경영진은 내가 필요했던 시간과 신뢰를 주려 하지 않았다. 나는 이 관계가 결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느낀다. 내 경력에서 시즌 끝까지 지휘한 모든 팀은 성과를 거두었다. 나를 신뢰한 구단은 보답을 받았다"며 "텐 하흐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레버쿠젠 팬들의 따뜻함과 열정에 감사를 전하며, 선수단과 스태프에게 남은 시즌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했다.

텐 하흐 감독의 경질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영국에도 그의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전 '스카이스포츠' 진행자 리처드 키스는 레버쿠젠에서 경질된 에릭 텐 하흐에게 새로운 별명을 붙이며 독설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키스는 텐 하흐의 경질 소식이 전해진 뒤 소셜미디어(SNS)에 "이번엔 에릭 텐 데이즈(Erik ten Days)다. 아마 안토니(레알 베티스)를 또 영입하려 한 건가?"라고 올렸다.
저널리스트 피어스 모건도 텐 하흐를 조롱했다. 그는 "이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두 경기 후가 아니라 한 경기만에 잘릴 줄 알았는데. 오늘 밤 푹 자라, 에릭"이라고 전했다.

텐 하흐 감독은 AFC 아약스를 떠난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았다. 잉글랜드 리그컵과 FA컵 정상을 한 차례씩 올랐지만, 프리미어리그(PL)에서는 좋지 못한 성적을 남겼고 지난해 10월 경질됐다.
휴식을 취한 뒤 레버쿠젠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지휘봉을 잡은 지 두 달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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