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3~4년은 더 뛰고 싶다"
LG 트윈스 요니 치리노스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5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101구,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12승째를 확보했다.
직전 등판에서 롯데를 상대로 5이닝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던 치리노스. 당시 타선이 뒤심을 발휘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치리노스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치리노스는 1회부터 고승민에게 2루타를 맞는 등 위기에 몰렸으나 실점 없이 경기를 시작했다.
탄탄한 투구는 이어졌다. 2회에는 나승엽과 유강남을 모두 범타 처리한 뒤 노진혁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번에도 실점은 없었고, 3회에는 이호준-박찬형-고승민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봉쇄하며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치리노스의 탄탄한 투구에 LG 타선은 3회말 공격에서 2점을 뽑아내며 에이스의 어깨에 힘을 실었고, 이후 치리노스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치리노스는 4회초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롯데의 공격을 막아낸 뒤 5회 노진혁-한태양-이호준으로 연결되는 하위 타선을 봉쇄하며 승리 요건을 확보했다. 그리고 6회 박찬형을 좌익수 뜬공, 고승민을 유격수 땅볼, 윤동희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승기를 드높였고,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사 2루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이날 치리노스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LG는 다잡았던 경기를 놓칠 뻔했다. 3-0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 유영찬이 2실점하며, 턱 밑까지 추격을 당한 것. 그래도 이변은 없었다. 2사 만루에서 유영찬이 이호준을 삼진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었고, 치리노스는 12승째를 수확, LG는 매직넘버를 14로 줄여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친 치리노스는 경기가 끝난 뒤 "시즌을 치르면서 좋은 경기도, 나쁜 경기도 있을 수 있지만,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안 좋은 결과들은 빨리 잊고, 다음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또 한국에서 기회를 얻은 것이기 때문에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그 준비 과정이 나를 좋은 길로 데려가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시즌 초반부터 끝까지 매 등판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베스트지만, 순위 싸움이 가장 치열한 순간 '에이스'의 면모를 뽐내고 있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치리노스는 전반기 18경기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면, 후반기에는 8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2.59로 매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중이다.
치리노스는 "시즌을 좋게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끝내느냐가 내게는 더 중요하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업&다운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매 경기를 치르면서 리그에 적응도 하고, 상대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깨달아나가는 과정"이라며 "좋은 경기, 나쁜 경기가 있을 수 있는게 야구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드리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너무나도 좋은 투구를 펼친 만큼 9회초 위기를 지켜보는 마음은 어땠을까. 치리노스는 "심장이 많이 쿵쾅거리긴 했는데, 우리 팀 마무리인 유영찬을 항상 믿고 있기 때문에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투수가 자신의 존을 못 찾는 경우도 있고, 제구가 마음대로 안 되는 날도 있는데, 유영찬이 할 수 있는 피칭은 분명히 있다. '다음 경기도 잘 해달라'고 말했다"고 웃었다.
치리노스의 목표는 LG를 최정상에 올려놓은 뒤 계속해서 KBO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 치리노스는 "최근 롯데전에서 날씨가 너무 습하기도 했고, 무더운 날씨 속에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물론 핑계가 될 순 없다. 한국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분명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한국 생활에 너무나 만족하고 있다. 팀 분위기도 좋고, 좋은 동료들이 많은 팀이다. 때문에 최소 3~4년 정도는 더 뛰면서 좋은 야구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