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종로구=제갈민 기자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2일 서울 종로구에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고 한국 시장에서 ‘영업신고 의무화 전면 시행’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유숙박을 제한하면 여행수요가 감소하고 호텔 숙박요금이 인상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 않다고 꼬집으며, 정부가 공유숙박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는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가 참석해 영업신고 의무화 조치 등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7월 한국 시장에서 숙박업 영업신고증을 발급 받은 합법 숙소만 플랫폼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의 영업신고 의무화는 올해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유예 기간만 1년 이상을 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오는 10월 16일부터는 영업신고 정보를 제출하지 않은 이른바 ‘미신고 숙소’를 에어비앤비 플랫폼에서 퇴출하는 조치를 시행하지만, 10월 16일 이전에 올해 12월말까지 숙박 예약 건에 대해서는 숙박을 허용한다.
사실상 지난해 7월 미신고 숙박업소 퇴출을 발표하고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완전히 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간담회에서는 올해 초부터도 빠르게 시행 가능한 제도를 굳이 연말까지 방치하는 점을 꼬집으면서 “매출 감소를 우려한 조치가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서 매니저는 “매출 감소는 전혀 무관하다”고 답했다.

서 매니저는 “국내법상 플랫폼에 부과된 의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앤비가 자발적으로 미신고 숙소 퇴출 결정을 내렸다”며 “오는 10월 16일부터 기존 등록 숙소에도 영업신고 의무화 조치를 전면 시행하는데, 미신고 숙소에 대한 예약을 2026년 1월 1일부터 차단을 하는 이유는 갑작스런 예약 차단으로 여행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호스트들이 국내 숙박업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영업신고증을 꼭 접수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업종별로 어떤 문서가 필요한지 온라인 가이드를 발표했다”며 “지난 1년간 1대1 상담도 무료로 진행하고, 온오프라인 설명회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에어비앤비 측은 ‘자발적’ 영업신고 의무화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미신고 숙박업소의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됐다. 미신고 숙박업소 중에는 오피스텔이나 원룸이 적지 않은데, 해당 주택을 대여해주는 호스트(임대인)가 객실 내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이를 유포하는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위생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으며, 밤늦게까지 소란스럽게 음주가무를 즐기는 여행객들 때문에 인접한 호실에 거주하는 이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이 계속해서 제기되자 에어비앤비 측은 지난해 7월 미신고 불법 숙박업소를 퇴출하는 제도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임에도 에어비앤비 측은 “자발적인 영업신고 의무화 조치”라고 강조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서 매니저는 “공유숙박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광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순기능이 있다”면서 “오히려 공유숙박을 규제하고 퇴출하게 되면 관광수요가 감소하고, 호텔 숙박요금이 인상되는 현상을 뉴욕시에서 이미 경험한 만큼 한국 정부도 공유숙박 제도 개편, 완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매니저는 미국 뉴욕시에서 2023년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단기임대(공유숙박) 규제로 주택시장 안정화에 실패하고 오히려 호텔 요금 상승을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뉴욕시가 단기임대 제한 조례를 시행한 후 단기임대 감소로 여행수요가 호텔로 몰리면서 뉴욕시 호텔의 평균 객실 요금은 전년 대비 5.4% 상승한 320달러로 미국 평균의 2배 수준을 기록했다는 게 에어비앤비 측에서 내세우는 근거다.
320달러는 현재 화폐 가치로 약 44만원 수준이다. 2023년 환율이 현재보다 소폭 낮은 점을 감안하면 뉴욕 맨해튼의 호텔 숙박요금이 1박에 4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재 미국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에서 도보로 약 10∼20분 거리에 위치한 글로벌 호텔 체인의 미드스케일급 브랜드 호텔 및 로컬 브랜드 호텔의 숙박 요금을 살펴보면 여전히 30만원 안팎 수준인 곳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에어비앤비 측의 주장에 신빙성이 결여된 부분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에어비앤비는 공유숙박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보다는 매출 증대를 위해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이러한 방식의 플랫폼 운영을 지속한다면 앞으로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는 “한국 사회에서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다지기 위한 에어비앤비의 약속과 한국 관광 산업에서 창출해온 기여,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인들이 에어비앤비 호스팅의 혜택을 체감하고, 신뢰받는 공유숙박 문화가 한국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원룸·오피스텔 공유숙박으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거주자들이 적지 않고, 위생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도 꾸준한데, 에어비앤비가 한국에서 공유숙박을 제공하는 방법 중 하나로는 (회사가) 직접 건물(오피스텔 등)을 임대 받아 직영으로 운영하면 되지 않은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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