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영 충격 붕괴에 묻혔지만…잊을 만하면 터지는 KIA 28세 멀티맨의 미친 장타, 수비형 내야수 아닙니다

마이데일리
김규성/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잊을만 하면 터진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언젠가 “(김)규성이가 한 방이 있다. 고척만 오면 잘 친다”라고 했다. 백업 멀티 우투좌타 내야수 김규성(28)은 2020년 1군 데뷔 후 6시즌 통산 장타율 0.285에 불과하다. 이를 바탕으로 장타력이 없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김규성/KIA 타이거즈

그런데 김규성은 1년에 1~2번씩 결정적 순간에 장타를 터트리는 매력을 보유했다. 통산 8홈런인데 서울 잠실구장 다음으로 국내에서 홈런 치기 어려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친 홈런만 2개다. 통산 타율 0.209에 121안타, 그런데 그 중 장타가 25방이다. 그리고 25방 중 홈런이 8개이니, 방망이가 안 터지더라도 한번씩 터지면 장타인 경우가 많다.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리고, 과감하게 ‘빠던’도 한다.

김규성의 ‘찐’ 매력이 지난달 31일 수원 KT 위즈전서 드러났다. 김규성은 4-4 동점이던 8회초 2사 2루서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힘 있게 퍼올려 우익수 안현민의 키를 넘어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를 만들었다. 안현민이 점프 캐치 시도 후 무릎을 다치면서 타구 수습을 하지 못한 사이 2루 주자는 물론 김규성까지 홈을 밟았다. 발도 그렇게 느리지 않다.

KIA는 이날 마무리 정해영이 9회말 2사 후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충격의 패배를 안았다. 만약 정해영이 2점 리드를 지켰다면 이날의 히어로는 김규성이었다. 사실 결과를 떠나 김규성의 이날 한 방은 임팩트가 엄청났다.

2016년 2차 7라운드 63순위로 입단한 우투좌타 내야수. 내야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범용성이 있다. 과거엔 손쉬운 타구에 실책을 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1~2년을 보면 그렇지 않다. 수비에선 상당한 안정감이 있다. 수비범위 넓고, 어깨도 좋다.

심지어 올해 김규성은 개막과 함께 1군에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113경기에 나갔다. 올해 KIA가 힘겨운 승부를 많이 했고, 실책도 적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그럴수록 수비 중요성이 높다고 판단해 김규성을 1년 내내 엔트리에 넣고 데리고 다닌다. 주로 백업으로 나서지만, 간혹 선발 출전도 했다. 타율 0.235 2홈런 14타점 OPS 0.612.

나이, 연차만 보면 주전 한 자리를 맡을 만하다. 그러나 타격에선 벽을 못 넘는 느낌이 있다. 자질도 있는데 유독 실전서 성적이 안 나오는 스타일이다. 단, 중앙내야에선 가장 안정적인 백업이다. 이범호 감독이 3루에 박민, 2루에 김규성을 주로 기용하는 이유.

김규성/KIA 타이거즈

어쨌든 수비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향후 주전으로 올라설 가능성은 분명히 있는 선수라고 봐야 한다. 이런 선수를 수비형 백업으로만 두긴 아까운 측면이 있다. 김규성의 진짜 매력을 더 끄집어 낼 필요가 있다. 선수 본인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지도자들도 도울 필요가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정해영 충격 붕괴에 묻혔지만…잊을 만하면 터지는 KIA 28세 멀티맨의 미친 장타, 수비형 내야수 아닙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