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ELS 재개 임박…절차 복잡·배상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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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각 사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은행권이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재개를 앞뒀으나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진 데다 불완전판매가 이뤄질 경우 과징금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ELS 불완전판매를 언급한 점도 부담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이르면 10월부터 금융당국이 마련한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에 따라 ELS 판매를 재개할 수 있다.

올 들어 은행권은 이자이익 창구가 막히면서 비이자이익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6·27 부동산 대책으로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연초 대비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이자이익 창구 중 하나인 ELS 판매에 적극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판매 절차가 복잡해진다. ELS 상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를 전담하는 거점점포를 따로 찾아야 한다.

거점점포는 전체 영업지점의 30% 수준까지 허용할 전망이다. ELS 전담 판매 직원도 배치해야 한다. 전담 직원을 통해 여수신 상품에 가입할 경우에는 가입 5영업일이 지나서야 ELS에 투자할 수 있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각각 200~300곳을 거점점포로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점점포 내에서도 다른 장소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ELS 전용 상담실을 갖춰야 한다. 이를 충족하려면 시간이 꽤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ELS 전담 창구에 출입문을 별도로 설치할 것을 요구해 개조 공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은행 점포가 대체로 임대 건물이 많아 공사에 착수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홍콩 H지수 ELS(홍콩 ELS) 과징금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과징금은 당초 예상보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거론되며, 과징금 기준을 홍콩 ELS 판매금액으로 볼지 판매수익으로 볼지에 대해 의견도 분분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 57조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위반행위와 관련된 계약으로 얻은 수입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의 5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판매금액을 수입으로 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홍콩 ELS 판매금액은 15조9000억원에 달한다. 작년까지 만기를 맞은 은행권 판매잔액은 13조4000억원이므로 과징금은 최대 6조7000억원까지 부과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H지수 ELS는 손실 보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데 과징금을 크게 매기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 ELS 불완전판매'를 거론한 점도 부담이다. 이 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20개 은행 은행장들을 만나 "더이상 ELS 불완전판매와 같은 대규모 소비자 침해 사례는 없어야 한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대폭 강화하고 금융범죄에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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