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지금 페이스면 못 칠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박준순은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3차전 원정 맞대결에 2루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2연승에 큰 힘을 보탰다.
7연승을 달린 후 5연패의 늪에 빠졌던 두산은 지난 28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하며, 길고 길었던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선 반드시 롯데를 상대로 첫 경기를 잡아내는 것이 중요했는데, 박준순이 이날 경기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단 한 방이었지만, 임팩트는 어마어마했다.
박준순은 1회초 안재석과 제이크 케이브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들어진 2사 1, 2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빈스 벨라스케즈와 맞붙었다. KBO리그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거듭하고 있지만,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에서만 38승을 수확한 투수. 특히 처음 맞붙는 상대였던 만큼 투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맞대결에서 웃은 것은 박준순이었다.
박준순은 1B-0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벨라스케즈가 던진 2구째 137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박준순의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163.6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130m를 비행한 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스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이후 박준순은 안타를 추가하진 못했으나, 단 한 방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이날 마운드가 단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지켜내면서, 결승타로 이어진 까닭. 조성환 감독 대행은 "박준순의 3점 홈런이 경기 전반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 자신감 있는 스윙을 칭찬한다"고 칭찬했고, 선발 잭 로그 또한 "박준순의 홈런으로 초반부터 분위기가 잘 풀렸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박준순은 "처음 본 투수였다. 초구에 슬라이더가 낮게 오길래, 조금 높게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딱 마침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와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초구는 날카로웠지만, 내가 친 2구째는 조금 밀려들어왔다. 노린 볼은 아니었는데, 직구 타이밍에 나가다가 걸렸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박준순은 시즌 초반 1군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29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74경기 71안타 4홈런 18타점 32득점 타율 0.306 OPS 0.746으로 매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특히 포지션도 3루수를 비롯해 2루수와 유격수로 출전하며 경험치를 차곡차곡 쌓는 중.
이 과정에서 박준순은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으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 그는 수비에 대한 질문에 "3루는 내가 연습이 부족했던 것 같다. 캠프에서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무엇을 연습해야 되는지 알게 됐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의 내야에는 박준순을 비롯해 안재석과 이유찬, 박계범, 오명진 등 젊은 자원들이 넘쳐나는 상황. 때문에 두산의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이런 경쟁 구도가 부담이 되진 않을까. 박준순은 "좋은 형들과 함께 경기를 뛰면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 경쟁이라는 단어보다는 같이 해 나가는 팀이 된 것 같다"며 "유격수 쪽에서도 (이)유찬이 형과 (박)계범 선배님이 실수를 할 때마다 '괜찮다'는 말을 해주시는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신인왕' 경쟁에서 안현민(KT 위즈)와 송승기(LG 트윈스)가 워낙 앞서 있는 만큼 수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박준순은 개인적으로 데뷔 첫 시즌 100안타를 노리고 있다. 두산에게 남은 경기는 21경기, 박준순의 100안타까지는 29안타가 필요하다. 산술적으로 경기 당 1.38개의 안타를 때려내야 한다.
박준순은 "감독님께서 '상대 분석을 신경 쓰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스윙 좋으니 자신 있게 하던 대로 해'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하던 대로 하고 있다"며 "100안타는 치고 싶다. 목표도 그렇게 잡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페이스라면 못 칠 것 같다. 남은 경기가 많지 않다. 그래도 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과연 두산이 큰 기대를 품고 있는 박준순이 시즌이 끝나기 전 100안타의 고지를 밟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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