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청부사인 줄 알았는데…'6사사구 5실점' 와르르, 4G 연속 실망 가득→롯데 어떡하나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이제 던질 경기도 몇 경기 남지 않았다. 그런데 가을야구 청부사로 데려온 것 치고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벨라스케즈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106구, 6피안타(1피홈런) 6사사구 7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벨라스케즈는 롯데가 가을야구 청부사로 데려온 선수다. 올해 10승을 수확한 것은 물론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하고 있던 터커 데이비슨이 이닝 소화 능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거듭하자, 지난 6일 사직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이 끝난 뒤 데이비슨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메이저리그에서만 38승을 수확한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그런데 벨라스케즈를 데려온 뒤 롯데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었다. 공교롭게 타이밍이 맞물린 탓인지 롯데는 7일 KIA전을 시작으로 1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한 채 2무 12패로 바닥을 찍었다. 물론 벨라스케즈 때문은 아니었다. 이 기간 롯데 타선의 타격감은 심각한 수준이었고, 간혹 방망이가 힘을 내는 날에는 마운드가 무너지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벨라스케즈가 도움이 됐던 것도 아니었다.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데뷔전에서 벨라스케즈는 3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5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159km 에이스' 알렉 감보아도 첫 경기에서는 고전했던 만큼 벨라스케즈 또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벨라스케즈는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19일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도 5이닝 7피안타 2볼넷 3실점(3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지난 24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는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4실점(4자책)으로 이전 등판보다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 경기 만에 첫 승을 손에 쥐었다. 이는 롯데가 길고 길었던 12연패를 끊어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첫 승의 맛을 본 만큼 벨라스케즈의 네 번째 등판을 향한 기대감은 컸는데, 다시 실망감만 남겼다.

벨라스케즈는 1회 경기 시작부터 선두타자 안재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강승호를 1루수 뜬공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이내 제이크 케이브에게도 볼넷을 기록하며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더니 박준순에게 137km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스리런홈런을 맞았다.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이닝을 매듭짓는 과정도 썩 매끄럽지 않았다. 스리런 이후 김인태에게 볼넷을 내줬고, 포수 손성빈의 도루 저지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점은 계속됐다. 벨라스케즈는 2회초 선두타자 박계범에게 2루타, 이유찬에게 번트 안타를 맞으면서 1, 3루 위기에 봉착했고, 이번에는 정수빈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이번에도 불안한 투구는 거듭됐다. 이어지는 1, 2루 위기에서 안재석을 병살 처리했지만, 강승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헌납하며 위태위태한 피칭을 이어갔다. 이어 실점은 없었지만, 벨라스케즈는 3회에도 김인태에게 볼넷을 내준 후 폭투까지 범하며, 세 번째 실점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그래도 벨라스케즈는 3~4회를 실점 없이 막아냈는데, 결국 이번에도 5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의지에게 2루타를 내주며 네 번째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낸 벨라스케즈는 홈런을 맞았던 박준순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어 나온 김인태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1타점 3루타까지 헌납하며 5실점(5자책)을 마크했고, 투구수가 100구(106구)를 넘어서면서, 6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가장 큰 문제점은 장타도 장타지만, 전혀 제구가 너무나도 들쭉날쭉 했다는 점이다. 이날 벨라스케즈의 사사쿠는 무려 6개에 달했다. 최근 토미존 수술을 받았기에 롯데는 벨라스케즈가 미국에서 던지는 모습을 꽤 오래 지켜본 후 교체를 실시했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 하지만 4번째 등판에서도 전혀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의 고민은 데이비슨을 바꾸기 전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