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가운데, '에이스' 로건 웹도 의미 있는 호투를 선보였다.
웹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3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승리의 발판을 놓는 투구였다. 컵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위치,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약한 '강팀'이다. 내셔널리그 팀 홈런(181개) 3위, OPS(0.745) 5위로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이런 팀 상대로 7이닝을 버틴 것. 시즌 성적은 28경기 12승 9패 평균자책점 3.16이 됐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1회 1사에서 카일 터거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이안 햅에게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사 1, 3루에 몰렸다. 니코 호너를 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 1사에서 댄스비 스완슨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후 두 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3회 1사 1루에서 햅을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1루 주자 터커는 도루를 시도하다 2루에서 횡사했다. 4회 1사 1루에서도 니코 호너가 2루를 훔치려다 아웃됐다. 웹은 헛스윙 삼진으로 4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챙겼다. 5회는 유격수 땅볼-헛스윙 삼진-좌익수 뜬공으로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다시 일격을 허용했다. 6회 선두타자 마이클 부시에게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맞았다. 웹은 흔들리지 않았다. 터커를 헛스윙 삼진, 햅을 1루수 땅볼, 크로우-암스트롱을 2루수 땅볼로 잡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웹은 땅볼 2개와 헛스윙 삼진으로 두 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8회부터 호세 부토가 등판, 웹은 이날 임무를 마쳤다. 3-3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고, 9회 1사 1, 2루에서 이정후가 경기를 끝내는 천금 적시타를 뽑았다. 샌프란시스코의 4-3 승리. 극적인 5연승이다.

경기 종료 후 웹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통해 "그 팀(컵스)은 플레이오프에 갈 팀이다. 정말 좋은 팀이죠. 그런데 우리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가장 강한 두 팀(밀워키 브루어스-컵스)을 연달아 이겼다. 기분 좋다. 이제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81년 만에 구단 기록에 도전한다. 이날 7탈삼진을 추가한 웹은 시즌 187탈삼진으로 내셔널리그 2위로 도약했다. 1위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195개)와는 8개 차이다. 휠러는 흉곽출구증후군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팀 린스컴(2008~2010년) 이후 첫 샌프란시스코 소속 탈삼진왕이 될 수 있다. 또한 웹은 173⅔이닝을 소화, 이 부문 내셔널리그 1위에 올라 있다. 2위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162⅓이닝)와 10⅓이닝 차이. 샌프란시스코 투수가 이닝과 탈삼진 모두 내셔널리그 1위에 등극한 것은 1944년 빌 보이젤이 마지막이다.
'디 애슬레틱'은 "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이언츠 투수가 한 번도 해내지 못한 일을 이룰 기회를 앞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닝왕 가능성은 매우 높다. 탈삼진이 관건이다. 웹은 81년 만에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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