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권위원 선출 부결에 국회 일정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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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몫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 선출안이 부결되자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몫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 선출안이 부결되자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국민의힘이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비상임위원 선출이 부결된 것이 발단이다. 

전날(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상현 상임위원(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교수)·우인식 비상임위원(법률사무소 헤아림 변호사) 후보 선출안이 모두 부결됐다. 이 후보는 총투표수 270표 중 찬성 99표·반대 168표·기권 3표로, 우 후보는 총투표수 270표 중 찬성 99표·반대 166표·기권 5표로 부결됐다.

이번 선출안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이 넘는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으로 봤을 때 민주당 내에서 무더기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계산됐다.

민주당의 반대 기류는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도 감지됐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두 후보에 대해 “반인권·반민주적인 계엄 옹호 세력”이라고 비판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도 의총 모두 발언에서 “(국민의힘이) 어쩌면 일부러 이런 사람들을 계속 추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내란을 옹호한다든지, 이런 분이 자꾸 추천되는 것은 몇 번을 추천하더라도 횟수에 관계없이 신중하고 진지하게 검토해서 찬반·가결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에 대한 선출안이 부결되자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며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퇴장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 원내수석은 “정당 추천은 각 당에 추천권을 줌으로써 각 당이 자율적으로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하나의 정신”이라며 “그런데 이런 국회 정신을 민주당이 본인 뜻에 맞지 않다고 사상 검열하고, 그들의 실제 삶을 알지도 못하면서 매도·왜곡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부결되면 대한민국 인권위가 좋아지나. 부끄러워할 줄 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서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그는 “국힘(국민의힘)은 한 달 전과 똑같이 인권위 옷을 입을 수 없는 반인권적 인사들을 인권위원에 추천했다. 그러고도 뻔뻔하게 부결됐다고 큰소리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권위를 혐오와 극우 선동의 장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안창호 (인권)위원장의 임기를 든든하게 보장시켜 줄 인사들로만 등용하려는 악의적인 시도를 국힘은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인권위를 일명 ‘안창호 사조직’, ‘윤 어게인 집합소’로 전락시키려는 국힘 만행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쏘아붙였다.

본회의장을 퇴장한 국민의힘은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국가인권위원에 대한 부결 투표를 강력 규탄한다. 더불어독재당 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는 국회를 일방적으로 폭주하는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면서 국회 운영에 일절 협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대표도 이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한 자리에서 선출안 부결을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축하하기 위해 (우 정무수석이) 대통령께서 보내주신 난(蘭)을 들고 오셨는데, 안타깝게도 정무수석께서 난을 들고 오는 와중에도 오늘 본회의장에선 난(亂)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대통령실의 당선 ‘축하 난’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9월 정기국회 개원과 인사청문회 일정 등에 대한 차질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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