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마무리가 1점 줬으면 바꿔주는 게 맞다.”
키움 히어로즈는 마무리 주승우가 토미 존 수술로 시즌을 접은 뒤 메인 셋업맨이던 조영건을 마무리로 기용하고 있다. 26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은 조영건의 힘이 필요한 경기였다.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고, 1-0 리드를 8회까지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종진 감독대행은 9회초 시작과 함께 셋업맨 윤석원을 빼고 조영건을 투입했다. 문현빈~노시환~손아섭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 마무리에겐 가장 빡빡한 순간이었다. 결국 조영건은 단 2개의 공을 던진 뒤 운명이 결정되고 말았다.
초구 146km 포심이 파울이 됐다. 그리고 2구를 몸쪽에 잘 붙였다. 그러나 올 시즌 한화에서 가장 잘 치는 문현빈이 놓치지 않았다. 간결하고 힘있게 잡아당겨 우월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이 한 방으로 분위기가 한화로 완전히 넘어갔다.
후속 노시환의 타구는 고척돔 천장을 맞고 3루 파울 지역으로 떨어졌다. 만약 내야 페어지역을 때렸다면 인플레이인데, 타구가 내야 페어지역의 구조물에 순간적으로 꼈다가 떨어지면서 로컬룰에 따라 인정 2루타가 됐다. 고척돔 개장 10년만에 거의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설종진 감독대행은 손아섭 타석에서 전준표를 넣으면서 조영건을 뺐다. 이미 마무리로서 데미지를 입었다고 보고 교체한 것이다. 이럴 때 몇몇 감독은 그래도 중요한 이닝이고, 역전을 허용하면 안 되니 마무리를 밀어붙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설종진 감독대행은 27일 고척 한화전을 앞두고 “마무리투수가 거기서 1점을 줬기 때문에, 1점 줬으면 바꿔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빨리 바꿔줬다”라고 했다. 혹시 노시환의 행운의 2루타에 심리적 데미지를 입은 것을 감안한 교체였을까. 아니었다. 교체는 문현빈에게 홈런을 맞은 직후 결정했다. 준비시키느라 시간이 걸린 듯하다. 설종진 감독대행은 “홈런 맞고 나서의 상황은 보지 않고 대기를 시켰다”라고 했다.

조영건은 올해 셋업맨으로 재발견한 선수다. 마무리 전환 후 세이브를 따내기도 했다. 올 시즌 42경기서 4승5패3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5.87이다. 설종진 감독대행은 “좋은 공을 갖고 있지만, 실투를 하면…앞으로 영건이가 성장하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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