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우리라고 10연승 안 하라는 법 없거든.”
한화 이글스 김경문(67) 감독이 6연패 이후 2연승을 달리자,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코멘트였다. 20년 넘는 감독 생활을 통해, 언제 어떤 얘기를 해야 선수들의 사기가 오르는지 잘 안다.

또한, 한화는 이미 올해 10연승의 경험이 두 차례나 있다. 26일 경기마저 잡으면서 6연패 이후 3연승. 68승48패3무, 승률 0.586. 1위 LG 트윈스가 같은 날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오랜만에 졌다. 73승44패3무. 이제 두 팀의 승차는 4.5경기.
여전히 하루아침에 뒤집기 쉽지 않다. 현대야구에서 2~3경기를 뒤집는데 1개월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게 중론. 그러나 요즘 야구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 보인다. LG가 이미 전반기 막판 한화에 4~5경기 열세였다가 이렇게 뒤집었다.
김경문 감독이 실제로 남은 정규시즌 1개월간 1위 LG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계산이 돼 있다고 봐야 한다. 구체적인 속내를 잘 내비치지 않는 스타일이고, 26일 경기 전만 해도 이번주 키움~삼성 라이온즈 6연전을 잘 치르겠다고만 했다. 실제 하루하루,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화가 아직 정규시즌 1위 재역전극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일단 3위 SSG 랜더스에 무려 8경기 앞섰다. 1위 LG 타도를 위해 다소 무리한 경기운영을 하다 실패해도, 그 부작용으로 3위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때문에 한화로선 9월 잔여일정에 좀 더 공격적인 경기운영도 가능하다.
또 하나, 올 시즌 내내, 그리고 후반기에 한화를 괴롭히던 고민들이 지금부터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우선 최강 ‘폰와류문’ 다음의 고민, 5선발 이슈다. 김경문 감독은 엄상백이 9월에 중간계투로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5선발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9월 잔여일정은 주6연전이 거의 없다. 한화는 9월 첫째주 4경기, 이후 3주 연속 5경기다. 5선발 활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케줄이다. 스케줄에 따라 5선발이 필요한 경기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경기를 폰와류문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다. 즉, 5선발 약점 없이 9월 마지막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화가 후반기에 고전하는 또 다른 원인은 불펜이다. 마무리 김서현부터 주현상, 한승혁, 박상원 등 전체적으로 살짝 불안했다. 그러나 9월은 주 6일 경기가 아니니 불펜이 상대적으로 체력 부담을 약간 덜어낼 수 있다.
마운드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면, 결국 마지막 퍼즐은 타선이다. 한화 타선은 리그 평균 수준의 위력을 갖췄다. 문현빈의 26일 경기 결승포처럼 잘하던 선수가 더 잘해주는 것도 좋지만, 안치홍 등 일부 부진한 선수들이 극적으로 살아나는 그림이 더 보기 좋을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확대엔트리에 투수 2명에 대주자를 포함한 야수 3명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선이 9월에도 끝내 안 터지면 작전-주루로 득점력을 더욱 높일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한화는 김경문 감독 부임 후 확실히 이 부분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게 9월 말에 2~3경기, 혹은 1~2경기 차로 좁힐 수 있다면, 9월26~28일 LG와의 대망의 최종 3연전서 마지막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문현빈은 “좀 차이가 나지만 위를 보면서 달려간다. LG를 신경 쓰지 않고 우리가 계속 이기다 보면 언젠가 좁혀지고 역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감독님 말씀대로 10연승을 두 번 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또 일어날 가능성도 있고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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