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중국증시가 다시금 반등 중이다. 여기에 국내 투자자들, 이른바 '중학개미'들도 투자 대열에 합류하며 '고공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중국 주식 순매수(매수-매도) 결제금액은 927만달러(약 129억원)로 집계됐다. 7월 3447만달러 순매도에서 한 달 만에 매수 우위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을 순매수한 건 3월(1080만달러) 이후 5개월 만이다.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은 최근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영향이 크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과 초저금리로 인해 안전자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위안(약 570조원)의 특별 국채를 발행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를 사상 최고 수준인 4%로 상향 조정하며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자금은 노후 가전제품 교체 보조금과 같은 소비자 지원 프로그램과 기업의 설비 현대화에 투입돼 내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정책금리를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며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에 따라 은행 예금금리와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이 1%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안전자산의 매력이 급격히 낮아졌다.
그 결과, 그동안 가계에 쌓여 있던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중국 증시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대표 주식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3883.56으로 장을 마감하며 10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도 15.8%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주요 기술주와 중소기업으로 이뤄진 선전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올해 들어 각각 19%, 29%가량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힙입어 '중학개미'들이 공격적으로 담아낸 종목들은 빅테크와 신성장 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개미'들은 이달 들어 중국 대표 빅테크 기업인 샤오미와 텐센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샤오미는 순매수 금액 1위(3298만달러), 텐센트는 2위(1390만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매수세를 이끌었다.
금 주얼리 기업인 라오푸골드(Laopu Gold)가 921만달러, 인공지능(AI) 광모듈 기업인 중제욱창(Zhongjiewuchuang)이 741만달러,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전문 바이오 기업 야오밍바이오(WuXi Biologics)가 283만달러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처럼 '중학개미'들은 단순한 지수 추종을 넘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나 AI, 바이오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특정 산업 종목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승세가 단순한 반등이 아닌 막대한 자금의 유입에 따른 구조적 변화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 증시가 경기 둔화 우려에도 반등세를 보이는 건 풍부한 유동성 유입, 정치 이벤트와 정부 정책 기대라는 두 가지 동인을 들 수 있다"면서 "신용융자 잔고는 2015년 유동성 버블 붕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초저금리와 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점은 머니 무브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것"이라며 "7월 말 기준 가계 예금은 160조9000억위안(약 3경원)으로, 정상 추세선인 107조위안(약 2경원)을 크게 웃돈다. 현재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100조위안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자금 유입 여력은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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