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반가운 얼굴이 다시 광주를 찾았다.
페퍼저축은행과 일본 SV.리그 NEC 레드 로켓츠의 합동 훈련이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다. 양 팀 선수들은 합동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가다듬고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했다.
NEC의 외국인 선수들도 광주 전지훈련에 참여한 가운데,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바로 지오바나 밀라나였다. 그는 지아라는 등록명으로 2023-2024시즌 정관장 소속으로 활약하며 V-리그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메가왓티 퍼티위와 좌우 쌍포를 구축하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고, 맹활약을 인정받아 2023-2024 V-리그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을 떠난 뒤 자국인 미국 AU 리그와 LOVB 리그에서 뛰었던 지아는 필리핀 무대를 거쳐 일본 SV.리그에 입성했다. 전통의 강호 NEC의 일원으로 2025-2026시즌을 치른다. 그리고 NEC가 전지훈련 행선지로 한국을 선택한 덕분에 모처럼 한국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인터뷰에 응한 지아는 “페퍼스타디움에 들어서는 순간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 몰려왔다. 내 커리어에서 V-리그는 정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리그기 때문이다. 고난의 순간도 떠올랐고, 행복했던 순간도 떠올랐다. 페퍼저축은행과의 연습경기도 즐거웠다. 한국을 다시 찾게 돼 기쁘다”며 잠시나마 한국에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내가 한국 음식을 이렇게 그리워하고 있을 줄 몰랐다. 또 한국의 콜드 브루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정말 세계 최고”라며 오랜만에 즐기는 한국의 식문화에 만족감을 표한 지아는 “또 (한)송이 언니를 다시 만난 것도 정말 놀랍고 행복했다”며 22일 페퍼스타디움을 방문한 한송이와의 재회에 대한 기쁨도 전했다.
지아에게 페퍼저축은행과 페퍼스타디움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그는 “정말 시끌벅적하고 팬들의 환호가 넘쳤던 페퍼스타디움의 분위기를 기억한다. 경기 전에 밴드 라이브를 했던 것도 기억난다. 또 페퍼저축은행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상대였다. 덕분에 나도 상대할 때 덩달아 신이 났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정관장 다음으로 친밀함이 느껴지는 팀이기도 하다. 야스민 베다르트와 테일러 프리카노라는 좋은 친구가 있었던 팀이기 때문”이라고 광주에서의 지난날을 떠올렸다.
오랜만에 돌아온 페퍼스타디움에는 페퍼저축은행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 조이 웨더링턴이 있었다. 야스민-테일러와 마찬가지로 지아와 같은 미국 선수다. 지아는 “한국에서 미국 선수를 만나서 같이 운동을 하면 아무래도 책임감 같은 것들을 함께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한국 생활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책임감을 갖고 잘 해나가길 바란다. 조이에게 행운을 빈다”며 조이를 응원했다.

미국인인 지아에게는 당연히 미국 리그가 가장 편안한 환경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아는 한 시즌 만에 다시 아시아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내 심장이 이끄는 대로 결정한 도전이다. 난 아시아 배구의 문화를 정말 좋아한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성장하려는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차근차근 쌓여간 배구 서사들이 마음에 든다. 또 아시아 사람들도 정말 좋아한다. 다들 재밌고 귀여운 사람들”이라며 아시아 무대로 돌아오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V-리그와 정관장에 대한 지아의 애정은 여전히 각별하다.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던 정관장의 지난 시즌을 지켜봤냐는 질문에 “물론이다(Sure)”라고 답한 지아는 “메가와 특히 연락을 많이 했다. 여전히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런 지아에게 마지막 질문으로 “언젠가 다시 V-리그에서 지아를 만날 수 있겠냐”는 물음을 던졌다. 그러자 “정말 좋은 질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린 지아는 “V-리그에는 늘 감사함을 느낀다.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또 날 그리워해주는 한국 팬들이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미래는 모르는 것이니 당장 답할 수는 없지만, 한 번 지켜보자(Let’s see)”며 여지를 남겨뒀다.
V-리그를 호령했던 아웃사이드 히터 지아가 일본 무대 정복에 나선다. 심장이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긴 지아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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