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잡는 좌승사자는 난타를 당해도 또 일어난다.
브룩스 레일리(37, 뉴욕 메츠)는 2023년 9월2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부터 11일(이하 한국시각) 밀워키 브루어스전까지 21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비록 1이닝 이상 던지는 일이 거의 없는 투수이긴 하지만, 3년에 걸쳐 다 1점도 내주지 않은 건 의미 있다.

더구나 레일리는 2024시즌을 조기에 접고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빅리그에 복귀해 커리어를 이어간다. 메츠와 1+1년 계약을 맺었고, 38세가 되는 내년에도 메츠에서 뛸 수도 있다. 올 시즌 성적도 준수하다. 13경기서 1승3홀드 평균자책점 2.38.
승계주자를 실점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최소한 자기임무를 했다는 게 21경기 연속 무실점의 의미다.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서 무려 7년만에 만난 이정후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16타수 무안타의 전설적인(?) 기록을 이어갔다.
그런 레일리는 1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서 무실점이 끊겼다. ⅓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그러나 그 다음 등판서 아무렇지도 않게 레일리답게 돌아왔다는 게 중요하다. 18일 시애틀전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그리고 22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서도 좋았다. 1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실점했다. 3-5로 뒤진 6회말 2사 1루서 제임스 우드를 주무기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후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CJ 에이브람스를 스위퍼로 루킹 삼진, 폴 데종을 커터로 2루수 뜬공, 안드레스 차파로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좌우타자 모두 철저히 바깥쪽으로 승부해 재미를 봤다. 투구의 정석과도 같다. KBO리그애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뛰던 시절과는 완전히 다르다. 철저히 스위퍼, 체인지업 등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한다. 제구력, 커맨드가 좋고 디셉션이 좋으며, 스리쿼터라서 타자들이 좀처럼 적응하기 쉽지 않다. 16일 시애틀전처럼 자신이 컨디션이 안 좋고 흔들려야 무너지는 스타일이다.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왔으나 과거의 투구 감각을 빠르게 찾았다. 이 정도의 생산력이라면 당분간 빅리그 생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동갑내기 선발투수 메릴 켈리(37, 텍사스 레인저스)가 상대적으로 더 돋보이지만, 알고 보면 레일리는 빅리그 14년차다. 또 다른 역수출 신화이자 KBO에 오는 외국인투수들의 롤모델이다.

어느덧 빅리그 240경기 등판. 통산 73홀드다. 아무나 쌓을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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