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앱 ‘요기요’의 추락이 거듭되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업계 내 위상이 크게 위축된 데 이어 올해는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2위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치열한 경쟁, 군소 배달앱 중 하나로 여겨졌던 ‘땡겨요’의 약진으로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상반기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의 주주사 중 하나인 GS리테일이 최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요기요는 올해 상반기 1,06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들며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확인되지만, 매출 감소가 예사롭지 않다.
요기요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도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다만, 감소 폭은 3.69%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실적 감소세가 눈에 띄게 심화된 것이다.
이 같은 매출 감소에 대해 요기요 측은 “특정 요인 때문만으로 보긴 어렵고, 시장 상황과 수수료 조정 등 여러 요인들이 반영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상반기 뚜렷한 매출 감소가 업계 전반적인 양상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배달의민족은 연간 기준으로만 실적이 발표되고, 쿠팡이츠의 실적은 쿠팡의 신사업부문에 포함될 뿐 아예 별도로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배달앱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상반기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공존한 만큼, 매출이 꼭 감소했다고 예상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혼란스러운 정국 등에 따른 경기침체와 수수료 인하 같은 부정적 요인도 있었지만, 각 사별 사업 확대 및 전략적 변화는 매출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주목할 점은 요기요의 주요 평가지표 또한 전년 대비 감소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요기요는 앱 기반 서비스의 주요 평가지표 중 하나인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500만명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500만명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요기요의 상반기 뚜렷한 매출 하락은 MAU 감소세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요기요는 최근 업계 내 입지가 크게 위축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오랜 기간 2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쿠팡이츠에 밀려 3위로 떨어졌고 격차 또한 크게 벌어진 상태다. 최근엔 군소 배달앱으로 여겨지던 땡겨요가 최근 뚜렷하게 약진하면서 요기요의 입지가 더욱 위협받고 있다.
GS리테일이 보유 중인 위대한상상 지분 30%의 장부가액이 거듭 줄어들고 있는 점도 요기요가 처한 상황을 고스란히 말해준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GS리테일의 위대한상상 지분 장부가액은 434억1,100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 1,152억8,300만원이었던 것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GS리테일이 위대한상상 지분 매입 당시 3,077억원을 투입한 점에 비춰보면, 2,500억원 이상이 증발한 셈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요기요는 수익성을 안정화시키는 것을 넘어 업계 내 입지와 전반적인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 더욱 시급해졌다. 하지만 규모나 자금력 등의 측면에서 요기요를 압도하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갈수록 더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길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요기요 관계자는 “여러 플랫폼과의 제휴 및 협력을 더욱 늘려나가고, 각종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란 입장을 밝혔다. 요기요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멈추고 재기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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