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심장 뛰는 미드”… ‘버터플라이’의 의미 있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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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스튜디오가 제작한 ‘버터플라이’가 국내 시청자 공략에 나선다. 작품에 참여한 (왼쪽부터)김태희·대니얼 대 킴·레이나 하디스티·김지훈·션 리차드. / 뉴시스
아마존 스튜디오가 제작한 ‘버터플라이’가 국내 시청자 공략에 나선다. 작품에 참여한 (왼쪽부터)김태희·대니얼 대 킴·레이나 하디스티·김지훈·션 리차드. / 뉴시스

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미국이 제작하고 만든 미국 드라마지만, 그 중심엔 한국의 심장이 있다.”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버터플라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대니얼 대 킴·레이나 하디스티·김지훈·김태희 등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tvN을 통해 국내 시청자를 찾는 ‘버터플라이’는 베일에 싸인 전직 미 정보요원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 분)과 그를 죽이기 위해 파견된 현직 요원 레베카(레이나 하디스티 분)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계 미국 배우 대니얼 대 킴이 주연뿐 아니라 총괄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아라쉬 아멜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다. 베일에 싸인 인물 데이비드 정을 중심으로 글로벌 첩보전 속 얽히고설킨 가족 간의 복잡한 감정과 갈등을 그린 ‘버터플라이’는 캐릭터 중심의 첩보 스릴러로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여기에 김지훈·박해수·김태희를 비롯해 레이나 하디스티·션 리차드가 출연해 풍성한 재미를 완성한다. 

이날 대니얼 대 킴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게 특별하고 의미가 있다”며 “미국에서 많은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한국에 돌아와 이런 일을 하는 게 꿈이자 목표였기 때문이다. 다시 없을 일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감사하다”고 한국 시청자와 만나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버터플라이’는 미국 제작 드라마지만 한국에서 약 6개월 동안 올로케이션으로 완성됐다. 프로젝트의 출발에 대해 대니얼 대 킴은 “아시아인으로 사는 것, 동양계 미국인으로 사는 것, 혼혈인 아시안으로서 살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 측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극 중 미국인인 캐릭터가 자신과 같은 모습을 지닌 사람들이 살고 있는 국가로 돌아오지면 그 사람들이 꼭 자신과 같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것은 결국 나의 삶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나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아주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가 내 마음을 떠난 적이 없었다. 언제나 내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런 경험은 나의 많은 교포 친구들에게도 발견된다. 그런 경험을 녹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열망이 컸다”고 덧붙였다. 

한국계 미국 배우 대니얼 대 킴이 작품 공개 소감을 전했다. / 뉴시스
한국계 미국 배우 대니얼 대 킴이 작품 공개 소감을 전했다. / 뉴시스

세계적으로 달라진 한국 콘텐츠 위상이 이 프로젝트를 성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도 했다. 대니얼 대 킴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져서 미국 시장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며 “5년~10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관심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프로젝트를 한다고 해도 스튜디오에서 맡아주지 않았을 거다. 이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했다. 

총괄 제작에 참여한 대니얼 대 킴은 “제작과 주연을 같이 함으로써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여러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원작에서는 아시아인이 아닌 캐릭터를 한국인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교포로서의 자신의 경험과 삶을 녹여낼 수 있었고 문화 차이도 담아낼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캐릭터의 성을 ‘정’으로 설정한 것도 대니얼 대 킴의 아이디어였다. 대니얼 대 킴은 “한국에 ‘정(情)’이라는 개념을 반영한 것”이라며 “작품이 가족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것을 담아내기 위해 성을 ‘정’으로 택했다. 한국인이 아니라면 성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겠지만 한국인이라면 의미를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니얼 대 킴은 “‘버터플라이’는 나와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미국 스튜디오에서 만들었고 미국 투자로 만든 미국 드라마지만 중심에는 한국의 심장이 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한국은 이 작품의 DNA로 살아있을 거다. 작품의 한 캐릭터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한국은 언제나 작품의 중심부에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레이나 하디스티는 데이비드 정의 딸 레베카로 분한다. 레이나는 “지난해 6개월 동안 촬영한 경험 이전에는 한국에 와본 적이 없는데 지난해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이 나라의 사람들과 문화와 깊이 사랑에 빠졌다”며 “한국 스태프와 함께 촬영한 시간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다”고 한국 로케이션 경험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것을 이뤘다고 생각하고 자랑스럽다”며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사랑, 진심이 들어간 프로젝트다. 고스란히 전달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할리우드 진출에 나선 김태희(왼쪽)와 김지훈. / 뉴시스​
할리우드 진출에 나선 김태희(왼쪽)와 김지훈. / 뉴시스​

김태희와 김지훈은 ‘버터플라이’로 첫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김태희는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다”며 “스토리에 빠져서 6부까지 단숨에 대본을 다 읽었다.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이었고 한국 여성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면 뿌듯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주로 전면에 서서 극의 중심을 이끄는 타이틀롤을 소화했던 김태희는 “이번 작품에서는 전체 스토리 안에 잘 어우러져서 개연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임했다”며 “나에 대한 포커스보다 작품 자체를 재밌게 즐겨줬으면 좋겠다. 또 그 안에서 한국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희는 대니얼 대 킴이 분한 데이비드 정의 아내 김은주를 연기한다. 그는 캐릭터에 “한국에 들어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데이비드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서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하는데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가족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갈등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맡은 역할 중 가장 평범하고 일반적인 한국인 여성”이라고 부연하며 “메이크업도 연하게 하고 헤어도 자연스럽게 하고 옷도 제일 평범한 옷을 골랐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평소 내 모습에 가장 가까운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는데 의외로 편안함을 느꼈다. 꾸미지 않은 모습이 편안했다는 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새로운 발견이었다”고 했다.

김지훈은 냉혹한 암살자 ‘건(Gun)’ 역을 맡았다. 건은 치명적이면서 유능한 킬러로, 차가운 프로페셔널리즘과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이다. 김지훈은 캐릭터에 대해 “잔혹하지만 ‘힙’하고 스타일리시한 어쌔신(암살자)”이라고 소개했다.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한 김지훈은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액션이 가장 많았다”며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연습을 많이 했다. 한국적인 느낌을 내고 싶어서 태권도 발차기를 활용한 액션을 만들려고 무술팀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양국의 협업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에 관한 질문에는 “원래 대본이 영어인데 그것을 한국말로 번역한 것을 봐야 했다. 영어 대사는 그대로 하면 되는데 한국어 대사는 번역체라 너무 부자연스러웠다. 뉘앙스에 대한 감각을 미국 사람들은 전혀 모르니까 죽어있는 말들을 살아있는 말로 바꾸기 위해 회의를 많이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대니얼 대 킴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지훈은 “오디션 현장에서 (대니얼 대 킴을) 처음 봤는데 처음부터 따뜻하게 배려해 주고 편하게 연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줬다”며 “현장에서도 든든했다. 한국에서 촬영했지만 외국 스태프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외국에 있는 것 같은 외로움이 들 때가 있기도 했는데 대니얼이 무한한 신뢰감을 줬다.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하며 대니얼 대 킴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니얼 대 킴 역시 “참여한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에 대한 작업을 적극적으로 해줬다”며 “작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사이가 정말 좋다.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게 큰 기쁨이었다”고 배우들과의 협업에 만족감을 표했다. 

끝으로 대니얼 대 킴은 “운이 좋게 공개 후 여러 국가에서 1위를 하고 있는데 자부심과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한국에서 사랑받아야만 나의 여정이 완성된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이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 진정성을 불어넣고 겸손함과 존중, 사랑을 불어넣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었던 기여라고 생각한다. ‘너무 재밌었다’라는 반응이 나온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진심을 전하며 시청을 독려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22일 tvN에서 첫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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