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고객 우선' 철학, SDV·AI가 이끌 현대차그룹 미래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룹의 비전과 모빌리티 산업 전환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정의선 회장이 내세운 키워드는 △고객 △혁신 DNA △파트너십 △탄소중립 등이다.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모빌리티 자체를 재정의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지난 1925년 창간된 오토모티브 뉴스는 세계 자동차산업의 흐름을 좌우하는 매체다. 이곳이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주, 정몽구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까지 3대를 '100주년 기념상(Centennial Award)' 수상자로 선정하고 후속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한국 자동차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반영된 셈이다.

정의선 회장은 차세대 모빌리티 혁신의 중심축으로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를 꼽았다. 과거 자동차 경쟁이 마력(horsepower)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프로세싱 파워(processing power), 즉 차량 내 고성능 컴퓨팅 역량과 소프트웨어 진화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은 "전동화가 파워트레인을 재정의했다면 소프트웨어는 제품 개발·차량 아키텍처·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모델까지 밸류체인 전체를 재정의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처럼 지속 업데이트가 가능한 플랫폼화 전략은 테슬라 이후 글로벌 완성차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영역이다.

또 정의선 회장은 글로벌 파트너십 전략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지만, 단순한 명분이 아니라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만 협력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통적인 M&A보다 특정 기술과 공급망, SDV 및 청정에너지 등 역량 중심의 맞춤형 협력이 늘고 있다는 진단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과의 제휴를 확대하는 배경을 설명해준다.

인터뷰에서 반복된 화두는 '고객'이다. 정의성 회장은 "가장 중요한 성공의 척도는 고객"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정주영 창업주의 '사람에 집중하라',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안전 중시' 전통을 잇는 동시에 전동화·자율주행·서비스 플랫폼 등 고객경험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다.

그는 "혁신은 현대차그룹 DNA에 내재돼 있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시험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며 그룹의 정체성을 혁신 지속 기업으로 정의했다.

현대차그룹은 2045년까지 전 사업 영역에서 탄소 순배출 제로(Net-Zero)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를 '목표가 아닌 책임'이라고 표현했다. RE100을 통한 재생에너지 전환, 2035년 유럽부터 시작되는 무공해차 전환 그리고 수소를 글로벌 에너지 해결책으로 본 시각은 그룹의 친환경 전략을 관통한다.

특히 "수소는 세계 에너지 문제의 가장 유망한 해결책"이라는 발언은 배터리 전기차 일변도 시장 흐름 속에서 현대차그룹이 수소경제의 주도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이번 인터뷰는 단순히 현대차그룹의 내부 비전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려 있다. 미국·중국·유럽 등지의 보호무역, 중국 브랜드의 부상, 테슬라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시장 잠식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의선 회장은 △스마트한 현지화 △민첩성 △고객 경험 중심의 혁신을 생존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는 곧 현대차그룹이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정체성 전환을 공식화한 선언으로 해석된다.

물론 화두만큼 실현 과정은 녹록지 않다. SDV·AI 전환은 글로벌 경쟁사들도 사활을 거는 영역이다. 2045 탄소중립도 원자재·공급망 리스크가 겹쳐 도전이 크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내세운 '혁신 DNA와 고객 중심'은 구호가 아니라 실제 투자·성과·제품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번 인터뷰는 정의선 회장이 단순히 그룹 리더십을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패권 경쟁에서 현대차그룹의 좌표를 직접 그려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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