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일본에서 ‘쿠와토로 감염증(クワトロ感染症)’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신종 코로나(新型コロナ), 백일해(百日咳), 홍역(はしか·麻疹), 전염성 홍반(伝染性紅斑·일명 사과병) 등 네 가지 주요 감염증이 동시에 확산되는 상황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와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제32주(8월 4일 ~ 10일) 기준 백일해 환자는 누적 6만4467명으로, 2019년 연간 약 1만6850명에 비해 3.8배 이상 늘었다. 특히 10대 환자가 58.7%를 차지해 청소년층 중심 확산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홍역은 이달 13일 현재 누적 205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45건과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를 매개로 한 2차 감염이 보고되면서, 전문가들은 2회 접종 여부 점검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영유아와 임신부에게 특히 주의가 필요한 전염성 홍반은 ‘사과처럼 붉은 볼’ 발진이 대표 증상이다. 2024년 가을 일본의 수도권에서 먼저 증가세가 관찰된 뒤, 2025년 들어 홋카이도·도호쿠를 포함한 전국으로 확산됐다. 임신 초기 감염 시 태아수종이나 유산 위험이 보고돼 있어 산모 보호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 역시 다시 늘고 있다. 제31주(7월 28일 ~ 8월 3일) 표본 의료기관당 평균 환자수는 5.53명, 제32주(8월 4일 ~ 10일)에는 6.13명으로 집계돼, 8주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서 중증화 위험이 커, 일본 의료 당국은 개별 방역과 조기 진료를 계속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여러 감염증이 동시에 발생하면 의료기관과 보육·교육 현장의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고 경고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백일해·홍역 백신 접종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발열·기침·발진 등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환기 같은 기본 위생수칙이 여전히 유효하다.
다가오는 추석 전후에는 한국과 일본 간 여행객이 크게 늘고 국내 이동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공항, 역, 상업시설 등 밀집 공간에서 감염증이 확산할 수 있는 만큼, 개인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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