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36)이 1군에서 어느덧 4개월째 안 보인다.
서건창은 2024-2025 FA 시장에서 KIA와 1+1년 5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크지 않지만, 합의도출 과정은 간단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결혼을 했고,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협상기간이 길어졌지만, 기본적으로 양측의 이해 간극을 좁히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는 후문이다.

서건창으로선 너무나도 힘들게 따낸 FA 계약이었다. 무려 FA 4수생이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2021시즌 도중 LG 트윈스로 트레이드 됐고, 2021시즌을 마치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2023시즌을 마치고서까지 세 차례 연속 FA 자격을 행사하지 않았다. 심지어 2023시즌을 마치고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서건창은 고향 광주에서 개인운동을 하다 KIA 구단의 눈에 띄었고, 2024시즌을 앞두고 1년 1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2024시즌 보란 듯 재기했다. 94경기서 타율 0.310 1홈런 26타점 40득점 3도루 OPS 0.820을 기록했다. 2루만 고집하지 않고 1루 수비도 연습했다. 주전 2루수 김선빈, 주전 1루수 이우성(NC 다이노스)을 백업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중용됐다.
서건창은 올해 1군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외야 수비까지 연습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좌익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입지가 좁아졌다. 이우성은 팀을 떠났지만, 1루와 3루가 가능한 패트릭 위즈덤이 입단했다. 김도영이 부상 악령에 시달리지만 오선우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2루 백업으로는 박민과 김규성이 적극 중용된다.
냉정히 볼 때 서건창의 2루 수비가 나쁜 건 아니지만, 수비력이 좋은 박민과 김규성보다 월등히 낫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정적으로 타격에서 제대로 못 보여주는 실정이다. 올 시즌 1군 10경기서 22타수 3안타 타율 0.136 1홈런 2타점 1득점 1도루 OPS 0.526이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크게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다. 31경기서 70타수 18안타 타율 0.257 1홈런 10타점 14득점 OPS 0.641이다. 이 정도 성적으로 1군행을 어필하긴 어렵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흘러갔고, 서건창이 1군에서 말소된지 4개월이 흘렀다. 4월16일 KT 위즈전이 마지막 1군 경기였고, 4월18일에 1군에서 빠졌다.
서건창의 +1년 옵션은, 올 시즌 성적에 따라 이행 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 난이도가 매우 높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때문에 올 시즌 성적으로 내년 옵션이 이행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마지막 기회는 9월 확대엔트리다. 5강 싸움에 사활을 건 KIA는 확대엔트리 때 경험 많은 선수를 중용할 수도 있다. 서건창이 일단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다면 9월에 1군에 올라가 기량을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기회를 꾸준히 잡긴 쉽지 않겠지만, 이대로 잊히기에도 아쉬운 선수다.

서건창이 다시 한번 야구인생의 기로에 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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