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거장 박찬욱 감독이 이병헌 손을 잡고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다.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이 참석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13년 만에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한국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작가의 '액스'를 원작으로 한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소설 원작을 읽고 영화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가 20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이 한 작품에만 매달려온 건 아니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결국 성사되는 날이 왔다. 빨리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운을 뗐다.
박 감독은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읽어 왔다. 이렇게까지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 작품은 없었다"면서 "미스터리 장르라는 게 누가 범인이냐는 종류가 많다. 수수께끼가 풀리고 나면 다 해소되어 버리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처음부터 범죄를 저지르려는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고 영화로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병헌은 해고 이후 점점 변해가는 유만수 역을 맡았다. 박 감독과는 '공동경비구역 JSA' '쓰리, 몬스터'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이날 이병헌은 "감독님만큼 이 영화가 개봉되는 것을 기다려온 사람이 없겠지만, 저도 촬영할 때부터 이런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그만큼 영화에 대한 기대가 커서 개봉일이 다가오는 하루하루가 설레고 긴장된다"고 운을 뗐다.
'어쩔수가없다' 대본을 처음 보고 했던 말이 '웃겨도 돼요?'였다고. 이병헌은 "감독님이 만드시는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웃음 포인트가 많아서 여쭤봤다. 감독님이 (작품에 대해) 슬프면서 웃기다고 표현하셨는데, 관객들도 다양한 감정들을 한 번에 느끼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되실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손예진은 만수의 아내 이미리로 분해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미리는 긍정적이면서도 이성적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인물이다.
손예진은 "오랜만에 영화로 인사드린다. 이렇게 박찬욱 감독님과 작품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너무 영광이다. 진짜 좋아하고 볼 때마다 감탄하는 배우들과 함께하게 됐다는 게 기분이 좋고 설렌다. 곧 영화 개봉하는데,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은 손예진의 출산 후 복귀작이기도 하다. 선택한 이유를 묻자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박찬욱 감독님이랑 작품 해보고 싶어서다. 또 병헌 선배가 이미 캐스팅된 상황이라 캐릭터를 다 배재하고 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며 "이걸 내가 하는 게 맞는 건가 생각이 들면서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박희순은 제지 회사 반장 최선출 역을, 이성민은 재취업이 절실한 제지 업계 베테랑 구범모로 분했다. 박희순은 "감독님의 오랜 팬이다. 작품 들어왔다고 했을 때 바로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후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밌고 코미디적 요소가 많더라. 극적인 갈등이 고조될수록 웃음의 강도가 더 커지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며 "'이 대본을 감독님이 쓰셨다?'고 의아함이 들 정도였고, 감독님 작품 중 가장 웃음 포인트가 많은 작품이다. 감독님이 이번엔 칸을 포기하고 천만을 노리시나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외에 염혜란이 풍부한 감수성을 가진 배우 이아라로, 차승원이 제지 업계의 잔뼈 굵은 실력자 고시조 역을 맡아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끝으로 박찬욱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이성민은 "감독님 영화를 볼 때마다 감상하게 된다. 훌륭한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손예진은 "후회 없는 영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해고자의 문제를 다룬다고 해서 너무 어둡고 무겁기만 한 영화가 아니다. 웃겨서 슬프다고 할 수도 있고, 슬퍼서 웃기다고 할 수도 있는 영화다"라고 덧붙였다.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어쩔수가없다'는 9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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