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향한 ‘유화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18일엔 “기존 남북 합의 중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 이행을 준비해달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고, 을지연습과 관련해선 ‘북한을 공격하거나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을지 국무회의에서 “진짜 유능한 안보는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고, 그것보단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상태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고 자주 말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바탕 위에서 긴장을 낮추기 위한 발걸음을 꾸준하게 내딛는 용기”라며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에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평화의 길도 넓어져서 남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토대도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변하는 대외 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공간을 넓혀 나가기 위해선 남북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관련 부처는 기존 남북 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 이행을 준비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날 을지연습 기간을 맞아 주재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도 북한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평화가 최선이지만, 최악의 상황도 대비가 필요한 만큼 전시에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연습이 되도록 훈련을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강유정 대변인은 전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을지연습에 대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어적 성격으로, 이를 통해 북한을 공격하거나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유화 메시지는 지난 15일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서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숱한 부침 속에서도 이어지던 남북 대화가 지난 정부 내내 끊기고 말았다.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며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다. 남북기본합의서에 담긴 이 정신은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남북 간 합의를 관통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바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도 했다.
아울러 ‘핵 없는 한반도’도 함께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주변국과 우호적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라며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이나, 남북·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 대통령의 유화 메시지에 국민의힘은 혹평을 쏟아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이재명 정권의 대북 행보는 일관되게 북한의 입장만을 배려해왔다”며 “이 모두가 북한 김정은의 비위에 맞추는 굴종적인 조치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송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북한의 도발 앞에 고개 숙이는 비굴하고 불안한 평화 쇼에 집착하지 말고 확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대북 억지력 강화 정책을 수립하길 바란다”며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훼손하는 시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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