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김경현 기자] 공격은 관중을 부르고 수비는 승리를 부른다. 스포츠계 유명한 격언이다. 이를 실천한 삼성 라이온즈가 2연승을 달렸다.
부산 원정을 앞두고 삼성은 침체에 빠진 상태였다. 9~10일 수원 KT 위즈전과 12~14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모두 패배, 5연패 수렁에 빠졌다. 5위와 승차는 5경기까지 벌어졌다. 연패가 길어진다면 시즌을 접어야 했다.
'3위'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반전에 성공했다. 15일 10-4, 16일 4-1 승리로 2연승을 달린 것. 5위 KIA와 승차도 3경기까지 줄였다. 5강을 향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연이은 '호수비'가 승리의 원동력이다. 15일 6회 2사 2루에서 손호영이 우익수 방면으로 빗맞은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김성윤이 전력 질주한 뒤 타구를 낚아챘다. 7회 무사 1루에서는 김헌곤이 고승민의 장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냈다.
16일에도 삼성은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2회 김영웅이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계속된 2사 3루에서 손호영의 강한 타구를 김영웅이 슬라이딩 캐치, 결자해지에 성공했다. 6회 1사에서 김민성이 우익수 방면으로 뚝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었다. 김헌곤이 몸을 날려 타구를 극적으로 잡았다. 마운드에 있던 최원태는 양팔로 하트를 그리며 감사를 표했다. 8회 1사에서 박승규도 윤동희의 안타성 타구를 슈퍼맨 캐치로 잡았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끊는 귀중한 수비.
박진만 감독은 15일과 16일 승리의 원동력으로 모두 '수비'를 꼽았다. 최원태도 "김헌곤의 호수비로 큰 실점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김헌곤의 호수비는 '직감'의 승리였다. 김헌곤은 "슬라이딩 캐치 당시 타구가 조명탑 불빛 속으로 들어갔었다. 그럴 땐 걸음을 우선 멈추게 되는 게 보통인데, 내 직감을 믿고 공이 안보여도 스타트를 끊었다. 다행히 내 앞으로 공이 온다는 직감이 맞았고, 도약 마지막 순간 라이트에서 벗어나는 공이 살짝 보여서 넘어지며 잡아낼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선수가 생각하는 2연승의 비결은 무엇일까. 김헌곤은 "감독님께서 며칠 전 미팅에서 하루하루 매번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자고 말씀해 주셨는데, 선수들도 모두 공감하며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다"고 밝혔다.


김헌곤은 "올해 우리 팀이 관중(16일 기준 1위)이 제일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원정 경기를 와서도 우리 더그아웃 상단을 가득 메워주신 많은 팬분들의 함성에 가슴이 뭉클해질 때가 자주 있다. 어쨌든 시즌 끝까지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수비의 승리다. 지난 시즌 삼성 돌풍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작년 삼성의 수비 효율(DER)은 0.683으로 전체 1위였다. 공격과 투구는 사이클이 있다. 수비는 일정한 경우가 많다. 수비가 강한 팀이 기복 없이 롱런하는 이유다.
삼성의 2025시즌 후반기 DER은 0.710이다. SSG 랜더스(0.719)에 이어 2위다. 2연전에서 보여준 수비력을 끝까지 보여준다면, 순위를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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