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는 점쟁이가 아니다" 사사구 13개 남발, 호부지 투수 미팅 소집... 왜 정우주·손혁 단장 소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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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br><br>NC 이호준 감독이 6-2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창원 심혜진 기자]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이 투수 미팅에 나서 분발을 촉구했다.

지난 15일 경기 결과 때문이었다. 당시 NC는 한화에 2-9 패배를 당했다. 다시 연패에 빠졌다.

1회말 김주원의 내야안타와 최원준의 3루타, 데이비슨의 희생플라이를 엮어 먼저 2-0 리드를 잡았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3회 1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한 뒤 5회에만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1사 만루에서 선발 로건 앨런이 채은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내려갔고, 전사민으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전사민마저 이진영 볼넷, 안치홍 희생플라이 후 최재훈에게 몸에 맞는 공, 심우준에게 적시타를 내주면서 실점하고 말았다.

문제는 사사구다. 이날 로건, 전사민부터 배재환, 조민석, 이준혁, 최성영까지 6명의 투수가 모두 사사구를 내줬다. 몸에 맞는 공 4개를 포함해 무려 13개의 사사구를 헌납했다.

사령탑으로서는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호준 감독은 "게임 끝나고 투수들만 미팅을 했다"며 "다른 이야기 안 하고 '너희들 직구는 상대가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볼이 아니다, 꼬지 말고 붙으라'고 했다. 사구, 볼넷을 차라리 두드려 맞으라, 그래도 두드려 맞을 볼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이 떨어진 부분도 있다. 이 감독은 "내가 느낄 때는 특히 주자 있을 때 불안해 하는 느낌이 있다. 그런 모습이 보이더라"라며 "미팅에서 화를 낸 것도 아니고, 맞더라도 자신감 있게, 피하지 말자고 했다"고 전했다.

또 "투수가 마운드에서 기세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자꾸 안 맞으려고 점쟁이도 아니고, 직구 노리면 변화구 던지고, 변화구 노리면 직구 던지고, 너희가 점쟁이냐'라고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2025년 8월 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한화 정우주가 7회말 1사 2.3루서 구원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러면서 이호준 감독은 한화 정우주를 언급했다. 15일 경기서 6회 등판한 정우주는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기록했다. 눈길을 모은 점은 투구수 17개 중 13개가 직구였다.

이 감독은 "정우주는 변화구 한 두 개를 던졌을까. 냅다 꽂지 않나. 우리 투수들오 직구 나쁘지 않다"면서 "(정우주가) 변화구가 안 좋아서 안 던진 게 아니다. 변화구가 올 타이밍에 직구를 쏴 버리니까 타자가 늦는 거다. 나도 타자를 해봤지만 직구 노렸는데 헛스윙이나 파울이 되면 머리가 하얘진다. 사실 그게 제일 무서운 투수다.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손혁 단장의 이름도 꺼냈다. 이 감독은 "과거 손혁 단장님이 투수 코치 시절에 한 인터뷰가 있다. 오래 전에 그 인터뷰를 보고 감명 받았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직구를 던져서 범타를 만들 줄 알아야 투수다. 투수는 점쟁이가 아니다. 이거 노리면 이거 던지고, 이거 노리면 이거 던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는 인터뷰를 하셨더라. 그 말이 맞다"며 "내가 (투수) 전문은 아니지만 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구위가 있는 선수들은 자기 직구를 믿고 던졌으면 좋겠다"고 분발을 바랐다.

하루 뒤 사령탑의 메시지는 통했다. 사사구 4개로 줄어들었고, 팀은 9-6으로 승리해 2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 손혁 단장./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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