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창원 심혜진 기자]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이 투수 미팅에 나서 분발을 촉구했다.
지난 15일 경기 결과 때문이었다. 당시 NC는 한화에 2-9 패배를 당했다. 다시 연패에 빠졌다.
1회말 김주원의 내야안타와 최원준의 3루타, 데이비슨의 희생플라이를 엮어 먼저 2-0 리드를 잡았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3회 1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한 뒤 5회에만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1사 만루에서 선발 로건 앨런이 채은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내려갔고, 전사민으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전사민마저 이진영 볼넷, 안치홍 희생플라이 후 최재훈에게 몸에 맞는 공, 심우준에게 적시타를 내주면서 실점하고 말았다.
문제는 사사구다. 이날 로건, 전사민부터 배재환, 조민석, 이준혁, 최성영까지 6명의 투수가 모두 사사구를 내줬다. 몸에 맞는 공 4개를 포함해 무려 13개의 사사구를 헌납했다.
사령탑으로서는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호준 감독은 "게임 끝나고 투수들만 미팅을 했다"며 "다른 이야기 안 하고 '너희들 직구는 상대가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볼이 아니다, 꼬지 말고 붙으라'고 했다. 사구, 볼넷을 차라리 두드려 맞으라, 그래도 두드려 맞을 볼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이 떨어진 부분도 있다. 이 감독은 "내가 느낄 때는 특히 주자 있을 때 불안해 하는 느낌이 있다. 그런 모습이 보이더라"라며 "미팅에서 화를 낸 것도 아니고, 맞더라도 자신감 있게, 피하지 말자고 했다"고 전했다.
또 "투수가 마운드에서 기세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자꾸 안 맞으려고 점쟁이도 아니고, 직구 노리면 변화구 던지고, 변화구 노리면 직구 던지고, 너희가 점쟁이냐'라고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호준 감독은 한화 정우주를 언급했다. 15일 경기서 6회 등판한 정우주는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기록했다. 눈길을 모은 점은 투구수 17개 중 13개가 직구였다.
이 감독은 "정우주는 변화구 한 두 개를 던졌을까. 냅다 꽂지 않나. 우리 투수들오 직구 나쁘지 않다"면서 "(정우주가) 변화구가 안 좋아서 안 던진 게 아니다. 변화구가 올 타이밍에 직구를 쏴 버리니까 타자가 늦는 거다. 나도 타자를 해봤지만 직구 노렸는데 헛스윙이나 파울이 되면 머리가 하얘진다. 사실 그게 제일 무서운 투수다.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손혁 단장의 이름도 꺼냈다. 이 감독은 "과거 손혁 단장님이 투수 코치 시절에 한 인터뷰가 있다. 오래 전에 그 인터뷰를 보고 감명 받았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직구를 던져서 범타를 만들 줄 알아야 투수다. 투수는 점쟁이가 아니다. 이거 노리면 이거 던지고, 이거 노리면 이거 던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는 인터뷰를 하셨더라. 그 말이 맞다"며 "내가 (투수) 전문은 아니지만 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구위가 있는 선수들은 자기 직구를 믿고 던졌으면 좋겠다"고 분발을 바랐다.
하루 뒤 사령탑의 메시지는 통했다. 사사구 4개로 줄어들었고, 팀은 9-6으로 승리해 2연패에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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