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이제 도망갈 데가 없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안재석(23)은 2024년 1월 현역으로 입대해 최근 전역, 팀에 복귀했다. 요즘 구단들이 전략적으로 20대 초반의 유망주를 군 복무부터 시키는 건 흔한 일이다. 그런데 안재석의 경우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1년 1차 지명자였다는 점에서 의외였다. 이 정도의 무게감 있는 유망주는 일단 프로에서 잠재력을 터트릴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상무에 갈만한 실적부터 쌓는 게 순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재석은 자의적으로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2023시즌까지 1군에서 225경기에 나갔으나 그렇다고 확실한 임팩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1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서 1군 복귀전을 치렀고, 15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서 선발 출전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이날 안재석을 곧바로 유격수로 선발출전 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스태프가 일단 타석에서 먼저 충분히 적응을 시키는 게 좋겠다고 건의해 7번 지명타자로 내보냈다. 그리고 안재석은 제대로 사고를 쳤다.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5-5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KIA 김건국을 상대로 8구 접전 끝 140km 포크볼을 잡아당겨 끝내기 우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김건국의 포크볼이 확실히 떨어지지 않았고, 안재석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안재석은 두산이 주목하는 차세대 유격수다. 지난 2~3년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고 해도, 군 복무를 마쳤는데도 23세에 불과하다. 시간을 갖고 투자하면 잠재력을 터트릴 가능성이 상당하다. 두산은 현재 젊은 내야수들이 상당히 1군에서 두각을 많이 드러낸다. 현재 주전 유격수는 이유찬이지만, 안재석이 이 자리를 결국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안재석은 “홈런을 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했다. 포인트를 앞으로 옮겼더니 좋은 타구가 나왔다. 맞자마자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이었다. 군대에서 열심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했고, 벌크업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라고 했다.
안재석은 몸이 굵어진 이유에 대해 “장타에 욕심이 있다. 군대에 가는 김에 시간도 많고 해서 열심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을 싫어하지 않는다. 경쟁자가 있어야 서로 윈-윈할 수 있다”라고 했다.
현역 복무를 후회하지 않는다. “군대에서 사람을 많이 만났는데 단체생활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다 조심해야 한다. 다시 돌아봐도 후회하지 않는다. 군대 다녀온 게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라고 했다.

끝으로 안재석은 “도망갈 데가 없다. 앞으로 소극적으로 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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