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한화그룹이 여천 NCC 부도 위기 관련 DL그룹에 "저가 거래로 빨대를 꽂으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화그룹은 과거 DL그룹이 저가 거래로 여천NCC에 손실을 입혔다며, 책임감을 갖고 부도 위기 극복에 동참하라고 12일 촉구했다.
여천NCC는 1999년 당시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각자 보유한 나프타 분해 공장(NCC)을 통합해 세운 합작 법인으로, 중국의 계속된 공급과잉과 경기 불황으로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전날 DL그룹의 유상증자 결정으로 여천NCC에 대한 자금 지원 길이 열렸으나 사태 책임을 두고 주주 간 갈등은 더해지고 있다.
한화는 이날 자료를 내고 "DL은 시장원칙과 법을 위반하고서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관철하겠다는 의도로 부도 위기에 놓인 여천NCC에 대한 즉각적인 자금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에 따르면 올해 초 여천NCC는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에틸렌, C4R1 등 제품의 저가 공급으로 법인세 등 추징액 1006억 원을 부과받았다.
이 중 DL과의 거래로 발생한 추징액은 962억원(96%), 한화와의 거래는 44억원(4%)이라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한화는 "국세청은 DL이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고 법인세 추징액을 부과한 것"이라면서 "한화는 국세청의 처분 결과를 수용해 한화에 대한 계약 조건도 공정하게 시정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원료 공급 협상을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건으로 마무리할 것을 촉구했다.
한화는 "국세청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장 가격으로 새롭게 계약이 체결돼야 하나 대림은 시장 가격 대비 저가로 20년 장기 계약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향후 20년간 여천NCC에 빨대를 꽂아 막대한 이익을 취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DL 주장대로 불공정거래 조건을 이어갈 경우 여천NCC는 국세청으로부터 또다시 과세 처분 등을 당해 거액의 손실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면서 "한화는 거래 조건의 적정성에 대해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검증을 받을 용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여천NCC의 주주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급박한 부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금지원에 동참해 여천NCC 임직원과 지역사회, 석유화학업계의 불안을 해소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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