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마운드에서 혼자...'노력하는 천재' 폰세, 선동열도 못 한 'KBO 대기록' 도전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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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폰세가 환하게 웃으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시속 158km 미사일처럼 빠르고 묵직한 직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무패 투수' 코디 폰세(31)가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KBO 대기록에 도전한다.

폰세는 올 시즌 22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 무패, 평균자책점 1.69, 탈삼진 193개를 기록하고 있다. 승률이 1.000이다.

지난 6일 대전 KT 위즈전에서 시즌 14승째를 올리며 2003년 정민태(현대 유니콘스), 2017년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가 작성한 개막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그리고 오는 12일 대전 롯데전에서 15연승에 도전한다. 만약 15승 고지에 올라서면 KBO 최초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한화 폰세가 아무도 없는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 수원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폰세는 올 시즌 명실상부한 최고의 투수다. 홀드와 세이브를 제외한 선발투수가 받을 수 있는 대부분 타이틀(최다승, 평균자책, 탈삼진, WHIP, WAR)에서 1위다. 최다이닝만 138 ⅔이닝으로 2위다. (1위 삼성 후라도 141 5⅓이닝)

아직 KBO 무대에서 폰세를 좌절시킨 팀은 없었다. 폰세가 리그를 압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구위가 좋다. 150km 중반까지 나오는 패스트볼과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고 제구까지 좋다. 그런데 공만 빠른 게 아니다. 릴리스포인트와 익스텐션까지 좋다.

폰세는 198cm의 큰 키로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데 익스텐션이 길다. 보통 타점이 높으면 익스텐션은 짧기 마련인데 폰세는 다르다. 안정적인 릴리스포인트에 익스텐션까지 짧으니 타자는 손쓸 겨를이 없다. 릴리스포인트는 투수가 공을 던질 때 공을 뿌리는 순간의 시작점을 말하고, 익스텐션은 투구 직전 발의 위치부터 공을 뿌릴 때 발이 착지하는 위치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한화 폰세가 혼자 조용히 앉아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있다 / 수원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한화 폰세가 포효하고 있다 / 대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아무리 똑같은 구속의 공이어도 구종에 따라 타자들이 체감하는 느낌이 다른 것처럼 릴리스포인트와 익스텐션이 좋으면 타자들의 체감 느낌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바로 앞에서 공을 던지는 느낌을 받는다.

보통 우리는 이런 선수를 천재라고 부른다. 그런데 폰세는 노력까지 하는 천재다. 지난달 수원 KT 위즈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날 경기는 비 예보가 있었지만, 경기 전까지 하늘이 맑았다. 그래서 원정 한화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왔다. 선발 투수였던 폰세는 다른 선수보다 일찍 모습을 드러냈고 가장 먼저 마운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도 없는 마운드에 조용히 오른 폰세는 타석을 보며 이날 투구에 관해 연구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타석으로 자리를 옮겨 타자의 시선으로 마운드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폰세는 이렇게 등판 준비를 마친 뒤 더그아웃 앞에 혼자 조용히 앉아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되어 등판하지 않았지만, 폰세는 수원KT위즈파크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폰세가 경기 전 아무도 없는 마운드와 타석에서 등판 준비를 하고 있다 / 수원 = 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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