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평균자책점 10.80.
KIA 타이거즈는 이의리를 매우 세심하게 관리한다. 이범호 감독은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다시 한번 100구 불가를 언급했다. 올 시즌에는 되도록 90구 안팎으로 투구수를 제한하고, 아무리 많이 던져도 100구를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의리가 100구를 던질만한 준비가 안 된 게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가 현재 100구 투구까지 가능한 몸 상태라고 바라본다. 그러나 큰 틀에서 올 시즌까지 이의리는 ‘실전 재활등판’이다. 토미 존 수술로 1년1개월을 쉬다 돌아왔다. 곧바로 몸에 과도한 자극을 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2026년, 그러니까 2023년 이후 3년만에 풀타임 선발로 돌아올 때 좀 더 완벽한 몸 상태를 보여주고,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배려다. 이의리의 성장 및 발전을 위해, KIA의 미래를 위해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런데 성적이 생각보다 안 좋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4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10.80이다. 복귀전이던 7월2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는 솔로홈런 두 방을 맞았으나 4이닝 2피안타 2탈삼진 3사사구 2실점했다. 그러나 7월26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는 3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볼넷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서는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4볼넷 2실점으로 복귀 후 최고의 피칭을 했다. 그러나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는 1⅓이닝 5피안타 3탈함진 2사사구 7실점했다. 결과적으로 홈에서 잘 했고 원정에서 부진했다.
그러나 표본이 적으니 그렇게 볼 문제는 아니다. 여전히 이의리는 사사구가 적지 않고, 구위는 빼어나다. 토미 존 수술 이후 돌아오는 선수들이 한동안 본인의 본래 구속을 못 찾아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최악의 경우 끝내 회복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이의리가 돌아오자마자 150km을 팍팍 꽂는 건 고무적이다. 10일 NC전서도 152km까지 나왔다.
볼넷을 줄이는 게 역시 오랜 숙제다. 그러나 이의리는 이것에 너무 매몰되지 않는다. 어차피 투수가 점수를 적게 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평균자책점 10.80에 대해 복기하면 된다. 10일 경기의 경우 2회 이창진의 결정적 타구판단 미스가 있었다. 이후 갑자기 흔들리며 사사구를 내주더니 결정타를 얻어맞았다.
이 또한 야구의 일부다. 야수로선 당연히 실수를 줄여야 하지만, 투수라면, 그리고 이의리처럼 차세대 KIA 에이스로 거듭나야 할 투수라면 이 또한 극복하고 버텨낼 수 있어야 한다. 야구에선 언제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진짜 에이스라면 늘 안정적인 투구로 실점을 적게 하는 게 미덕이다. 그런 점에서 이의리는 여전히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좌완 파이어볼러, KIA를 넘어 KBO리그에 너무나도 귀하다.

최근 한 관계자는 “이의리가 이의리답게 돌아왔다. 지금 안 아픈 것만으로 충분히 괜찮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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