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증의 1차 지명, 812일 만에 공 던졌다→최고 141km…구속·구위·제구보다 중요한 것은 '가능성'

마이데일리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삼성 라이온즈삼성 라이온즈 최충연./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아픈 손가락' 최충연(삼성 라이온즈)이 드디어 1군 마운드에서 공을 뿌렸다.

대구수창초-대구중-경북고를 졸업한 최충연은 2016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불같은 강속구로 유명했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18세 이하(U-18) 야구 월드컵에서 청소년 대표 에이스로 활약, 일본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18년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했다. 70경기에 출전해 2승 6패 16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적어냈다. 85이닝 동안 101개의 삼진을 뺏어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승선, 금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탰다.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삼성 라이온즈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음주 운전을 저질러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해 11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긴 재활에 들어갔다. 2022년 1군에 복귀했지만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2023년 스프링캠프 MVP로 뽑히며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그해 5월 29일 NC 다이노스전 등판을 마지막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2군에서 구슬땀을 흘렸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팔꿈치를 시작으로 다양한 부위가 아팠다. 올해도 5월 말 왼쪽 어깨 탈구로 한 달 가량 공을 잡지 못했다.

지난 5일 드디어 1군에 올라왔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구속은 예전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나 제구 등 여러 부분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라면서 "당분간은 편안한 상황에 투입하며 구위 등을 살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삼성 라이온즈최충연과 강민호 배터리(왼쪽부터)./삼성 라이온즈

812일 만에 등판했다. 9일 수원 KT 위즈전, 팀이 1-3으로 뒤진 8회 2사 1, 3루에서 최충연이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는 '베테랑' 황재균.

2년 만에 1군에서 던진 초구는 슬라이더였다. 구속은 131km/h. 다만 바깥으로 크게 빠졌다. 2구도 슬라이더. 이번에는 바닥에 꽂히는 볼. 포수 강민호는 모두 바깥쪽을 요구했지만 원하는 코스에 들어가지 않았다. 3구는 직구. 구속은 141km/h가 나왔다. 한가운데로 몰렸고, 황재균이 강하게 잡아당겼다. 좌익수 김헌곤이 담장을 등지고 포구, 최충연을 구했다.

과정만 본다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전성기 시절 구속은 볼 수 없었다. 볼과 스트라이크의 편차가 컸다. 허용한 타구도 심상치 않았다.

공을 뿌렸다는 게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812일 만에 1군 등판이다. 2군에서 긴 재활을 마치고 드디어 1군에 올라왔다. 부담감이 상당했을 터. 다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삼성 라이온즈

삼성과 최충연에겐 무엇보다 중요했던 첫 걸음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삼성 애증의 1차 지명, 812일 만에 공 던졌다→최고 141km…구속·구위·제구보다 중요한 것은 '가능성'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