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부진에 실적 휘청…정유업계, 하반기 반등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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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정유업계의 적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국제 유가 하락이 예상되면서, 당분간 부진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47달러(0.7%) 내린 배럴당 63.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 브렌트유는 0.46달러(0.7%) 떨어진 66.43배럴당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국제 유가는 글로벌 수급 불균형과 지정학적 리스크,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의 1분기 마이너스 성장 등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3월 말에는 75달러 안팎까지 떨어졌고, 2분기 들어서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 가능성이 부상하며 유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기도 했으나, 이후 긴장이 다소 완화되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반적으로는 배럴당 70달러대 중후반에서 80달러 초반 사이의 흐름을 유지했다.

국제 유가가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자, 정유사들은 뚜렷한 수익 개선 방안을 찾지 못했다. 또 유가 상승세가 제한된 가운데 글로벌 수요 둔화, 정제마진 약세, 환율 하락 등이 겹치며 악재에 직면했다. 유가 하락 구간에서는 재고평가손실이 실적에 직격탄으로 작용했고, 공급 확대 우려와 지정학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부각됐다.

HD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HD현대오일뱅크

유가 하락에 따라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도 줄줄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매출 8조485억원, 영업손실 344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줄었고, 수익성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6조54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줄었고, 영업손실은 2413억원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11조118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 분기 363억원 흑자에서 4663억원 손실로 돌아서며 적자 전환됐다.

업계에서는 실적 악화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가 반등이 없는 가운데 수요 회복만으로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내달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가 하루 54만7000배럴 규모의 추가 증산에 나서기로 하면서 정유업계는 공급 과잉 우려까지 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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