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여기 오려고 버스 타고 30분 걸렸어요."
지난 6월4일 문을 연 광주 남구 진월동 청소년 자율공간 '따숲'은 개소 두 달 만에 누적 이용객 2400명을 돌파하며 초·중학생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하루 평균 53명, 주말이면 90명 가까운 학생들이 이곳을 찾는다. 인근 효덕초, 진제초, 진남초, 동성중, 진남중 학생들이 주로 오지만 멀리 방림초와 효천초 학생들도 시내버스를 타고 방문한다.
무더위 속에서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모든 시설이 무료라는 점이 큰 매력이다. 내부에는 노래방 기기, 인생네컷 사진 부스, 닌텐도와 PC 게임, 아늑한 다락방, 야외 캠핑장까지 갖춰져 있다.
남학생들은 플레이스테이션과 PC게임을, 여학생들은 인생네컷과 노래방을 특히 좋아한다고 운영진은 전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원하는 시설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라며 "방과 후 건전한 여가와 재능 발산의 공간으로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의 청소년 공간은 주로 '도서관+스터디룸+소규모 취미시설'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모 광역시 B구의 청소년문화의집은 독서실형 열람실, 탁구대 1대, 소규모 댄스연습실 정도가 전부다. 경기도 C시의 청소년센터도 보드게임방과 악기 연습실처럼 차분한 여가 공간이 주류다.
하지만 남구 '따숲'은 놀이와 휴식, 문화 체험이 한곳에 모여 있어 마치 청소년 버전의 복합문화센터 같다. 게임과 사진 촬영, 노래방처럼 즉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다락방, 야외 캠핑장처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공존해 성향이 다른 친구들도 함께 만족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참여형 모델이 타 지자체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앞으로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e-스포츠 대회나 버스킹 무대, 미디어 제작 스튜디오 등을 추가하면 더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
남구청이 2호점 개소나 이동형 '따숲 버스' 같은 확장 모델을 검토한다면 광주 전역의 청소년 문화지도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청소년 정책은 단순히 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또래와 어울리며 안전하게 자아를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일이다. 광주 남구 '따숲'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며,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그야말로 천국 같은 공간이 되고 있다.
"친구랑 게임하고 사진 찍다 보면 3시간이 훌쩍 지나가요"라는 한 중학생의 말처럼 '따숲'은 이미 청소년들의 일상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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