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에게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이에 이들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대중국 고관세 정책에 ESS 산업 보조금 지원이 맞물리며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 국내 기업의 전략 수립이 빨라지는 양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수입되는 중국산 ESS 배터리에는 기본 관세와 상호 관세, 펜타닐 관련 보복관세 등을 포함해 40.9%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내년에는 58.4%까지 오를 전망이다. 국산 배터리에는 15% 관세가 적용된다.
관세는 올해 2분기 일시적으로 150%대까지 육박했다가 미중 관계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며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미국 내에서 중국산 배터리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미국 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쪼그라들었다.
내년 1월부터는 통상법 301조에 따른 7.5% 관세가 25%까지 상향될 예정이라 향후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역시 ESS 시장 성장의 촉매가 되고 있다.
해당 조항은 2035년까지 착공되는 ESS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세액공제(ITC)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현지 생산이 가능한 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업계의 ESS 현지 프로젝트 기회는 늘어나는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최근 5조9442억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는데, 업계에선 이번 계약이 테슬라의 ESS 생산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등에 따라 중국이 아닌 미국 내 기업으로 LFP 배터리 공급처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 중 미국 내 가장 많은 생산 기지를 갖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선두로 ESS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올해 말까지 17GWh, 내년 말까지 30GWh 이상의 현지 생산능력(캐파)을 구축할 방침이다.
삼성SDI(006400)는 오는 10월부터 인디애나 주에 있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SPE(스타플러스 에너지)의 일부 라인을 ESS 셀 생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삼성SDI는 울산공장에서 삼원계(NCA) ESS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해 왔고, 삼성SDI의 ESS 미국향 매출 비중은 70% 이상이다.
최근 삼성SDI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에는 ESS용 LFP 배터리도 현지에서 양산할 예정이다"며 "일부 자재는 미국 외의 지역으로부터 수입이 필요해 관세 영향을 받겠지만,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통해 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K온도 현지 생산을 계획 중이다. 최근 이석희 SK온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현재 여러 고객사와 수주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에 라인 배정까지 완료한 상태다"며 "연내 수주 성과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생산 역량과 현지화 전략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