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본에서 현대자동차(005380)의 팬클럽이 탄생했다. 그것도 자발적 커뮤니티 기반의 브랜드 팬덤이다. 국내 12만명 규모의 현대차 팬덤 '현대모터클럽'의 DNA를 일본으로 확장한 '현대모터클럽 재팬(Hyundai Motor Club Japan)'이다.
이는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로서 다음 단계에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단순한 고객 이벤트가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판매를 넘어 관계를 만들고, 관계를 통해 문화로 연결되는 브랜드. 현대모터클럽 재팬은 그 시작점이다.
현대차는 지난 3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의 후지산 인근 캠핑장에서 현대모터클럽 재팬 공식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는 2015년 시작된 국내 대표 브랜드 팬덤 현대모터클럽(코리아)의 첫 해외 확장이자, 2022년 현대차가 일본 승용차 시장에 본격 재진출한 이후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다.
이번 출범은 현대차가 단순히 판매확대에 그치지 않고, 현지 고객과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심층적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는 '자동차를 산 고객'이 아닌 '브랜드를 지지하는 팬'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현대차의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다.

현대모터클럽 재팬의 탄생은 팬덤 기반 마케팅의 글로벌 실험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모터클럽(코리아)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며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강화해 왔다. 특히 아마추어 레이싱 팀, 사회공헌활동 등은 팬덤의 활동 반경을 단순한 취미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 강화의 파트너로 끌어올렸다.
현지 팬덤은 단순한 자동차 동호회를 넘어 EV 라이프스타일 공유, 커뮤니티 주도 콘텐츠 생성, 문화 교류 채널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일본시장에서 추진 중인 전동화 전략 및 브랜드 현지화 정책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출범식만이 아니라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고객에게 입체적으로 체험시키는 브랜드 이머전스(immersive) 전략의 일환이었다. 참가자들은 출범 전 오사카의 현대차 복합 고객체험 공간인 '현대자동차 오사카 CXC(Hyundai Customer Experience Center Osaka)와 클래식카 박물관 등을 방문해 현대차의 기술과 감성자산, 한·일 간 자동차 문화 차이를 비교 체험했다.
EV 중심의 커뮤니케이션도 빠지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전기차 경험을 공유하며, 현대차의 EV 플랫폼이 전달하는 사용성과 정체성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이는 제품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는 현대차 브랜드 전략의 흐름과 맞물린다.
현대차가 일본시장에 다시 문을 두드린 건 2022년이다. 과거의 실패를 딛고 EV 중심 포트폴리오로 재진입한 현대차는 이번 팬덤 출범을 통해 다시 한 번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실제로 일본시장은 글로벌 기준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자동차 소비자층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로, 판매 확대보다는 신뢰 형성과 인지도 구축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팬덤은 그런 의미에서 판매 외적 영역에서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가장 유기적 도구다. 브랜드 충성도는 물론, 커뮤니티 내부에서 생성되는 자발적 콘텐츠와 추천 및 공유 활동은 광고보다 강력한 확산력을 가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글로벌 톱 티어 완성차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 현대차를 아끼고 응원하는 고객들의 성원과 건전한 비판이 큰 힘이 됐다"며 "일본뿐 아니라 현대차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현대차를 사랑하는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글로벌 팬덤을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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