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막을 올린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언급하지 말자는 이례적 요청에도 당권주자들은 여전히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당원을 배신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엄을 숭상하는 극단세력을 당심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내 극단세력을 '사과의 썩은 부분'에 비유하며 "사과 궤짝에 썩은 사과 1개를 넣어두면 썩은 사과가 살아나나. 오히려 나머지 사과들까지 다 썩는다. 극단세력과의 절연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재차 윤 전 대통령 언급을 자제해달라 했음에도 이같은 강경 발언이 터진 것이다.
앞서 송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이제 우리 당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없다"며 "더 이상 전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소모적이고 자해적인 행위를 멈추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비전대회를 하루 앞둔 지난 3일에도 "더이상 우리 당에 있지도 않은 분을 둘러싸고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쟁으로 편 가르기 하거나 낙인찍고 굴레를 씌워서 당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그런 언사는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다만 송 비대위원장의 당부는 별 효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뿐만 아니라 조경태 의원도 "내년 지선에서 이기려면 부정선거 음모론자, 전광훈 목사 추종자 그리고 윤어게인 주창자들과는 확실히 절연해야 한다"며 강하게 인적 쇄신을 주장했다.
역으로 인적 쇄신 주장을 저격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장동혁 의원은 "당론을 따르고 열심히 싸운 사람들이 혁신의 대상일 수는 없다"며 "싸울 때 피해있던 사람들이 전투에서 피범벅이 된 동지를 향해 손가락질 할 자격은 없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지난달 31일 전한길씨 등 보수 유튜버들이 주최한 토론에서 조경태, 안철수 의원 등을 두고 "당이 어려울 때 늘 당의 입장과 반대로 걸어오고, 당론에 반대하는 투표를 상습적으로 했던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뭐를 더 절연하자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재판 과정에서 불법이 있거나 공정하지 않다면 당 대표로서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금은 단결하는 것이 혁신"이라며 "사분오열 나눠서는 이길 수 없다. 뺄셈 정치 아니라 덧셈 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과 일반국민을 50%씩 반영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5명 가운데 1명을 떨어뜨리고 본선 진출자 4명을 가릴 계획이다.
4명의 후보로 압축되더라도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 후보가 2명 이상 존재하는 상황이기에, 당 방향성 설정과 혁신 요구는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인적 쇄신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두고 벌어진 설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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