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정치권의 ‘금융권 이자장사’에 대한 뭇매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은행 수익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연계증권(ELS) 보상 등으로 인해 은행 수익이 크게 떨어지던 시기에 전체 지주에서 은행이익 의존 비율은 30%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는 전체 수익감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다. 여전히 증권‧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 의존 비율은 과거와 별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1일 마이데일리가 4대 금융의 최근 3년간 1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금융지주의 은행 순익 기여도는 큰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 1분기 금융지주의 은행 기여도는 △KB 60.48% △신한 74.3% △하나 87.58% △우리 91.13% 순으로 높았다.
눈에 띄는 것은 1년 전 기여도와 비교할 때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KB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37.13%였던 것에 비해 23.35% 급증했다. 이는 급격한 포트폴리오 구성의 변화라기보다는 작년 한해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 비용으로 순이익이 대폭 감소한 영향이다.

지난해 1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491억원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KB금융은 8조원 규모 홍콩 ELS 판매로 자율배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했고, 당시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5% 감소했다. 즉 은행의 순이익 급락으로 지주 수익에 적게 집계되면서 의존도가 낮아진 셈이다.
같은 기간 타 금융지주도 ELS 여파로 은행 기여도는 다소 하락했다. △신한 68.6%(→74.3%) △하나 81.21%(→87.58%) △우리 89.65%(→91.13)로 집계됐다.
문제는 홍콩 ELS 여파와는 관련 없는 2023년 1분기 은행 의존도와 비교하더라도 그 수치는 대동소이하거나 의존이 더 심화됐다는 점이다. 2023년 1분기 4대 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KB 61.74% △신한 65.5% △하나 87.8% △우리 89.34%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4대 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KB 61% △신한 69.7% △하나 88% △우리 95%에 달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매우 높은 은행 기여도를 보였는데 우리자산신탁의 충당금 적립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금융권은 주요 계열사인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매년 다양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 하고 있다.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 촉진 및 해외 사업 확대 등이 주효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은행의 해외 부문 손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신한금융은 은행 부문의 성장과 함께, 자본시장 등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고 2분기에 증권을 비롯한 그룹사에서 전분기 대비해 실적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기여도가 90%를 훨씬 웃도는 우리금융은 올해 동양‧ABL 생명 편입으로 비은행 수익 창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양 보험사의 지난해 손익 합산 시 비은행 수익 비중은 약 20%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카슈랑스 확대와 자산운용 경쟁력을 높여 종합금융으로서의 지위를 다시금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지난 7월 초 그룹의 보험사 인수가 완료된 바 다변화된 비은행 포트폴리오 바탕으로 그룹 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며 비이자이익 성장세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나상록 KB금융 CFO도 “상반기 단기 수익 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9% 수준을 기록했다”며 “그룹의 다변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향후 금리 하락과 증시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 이 안전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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